그들 각자의 무대

비커밍 제인(Becoming Jane, 2007)

DidISay 2012. 1. 23. 16:33

 

오만과 편견만큼 재미있던 영화.

한편으로는 좀 씁쓸하고 슬프기도 했다.

마치 서양판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을 보는 듯한 느낌..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나  풋풋하고 가슴아팠다.

오랫만에 기분 좋은 로맨스영화라고 해야할까..

 

이런 결말이 마음에 드는걸 보면

난 달콤한 해피엔딩보다는

꽤나 퍽퍽하고 그나마 현실적이라고 수긍할 수 있는 

로맨스를 좋아하나 보다;;-_-;

 

오만과 편견과는 다른 매력.

 

 

앤 헤서웨이가 제인 오스틴을 연기하기엔 너무 미인이라

캐스팅 초기에 반대에 부딪혔다고 하던데

정말 사랑스럽게 등장해서 너무 좋았다는 :).

 

요새야 워낙 양성적인 인간상을 추구하다보니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까지도 소위 억세거나 기센 여자들을

(심지어 나보다 똑똑하면 부담스럽다는 얘기도 많이 들은) 

적어도 결혼이나 연애상대로는 기피하는 것이

대다수 평범한 남자들일테니.

 

오죽하면 백치가 미의 한 요소로 자리잡게되었을까.

최근 '너는펫' 따위가 나오면서

온달컴플렉스니 하는 것이 나오긴하는 것 같다만...

그 경우에도 여성들이 원하는 남성의 요소는

나보다 어딘가 모자라고 띨띨한 바보라기 보다는 -_-

모성자극+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귀엽고 눈치가 빠르며 더불어 고분고분하면 금상첨화인

그런 이미지일게다; 

 

+능력도 있으면 더 좋을거고,

 적당히 리더쉽도 있어야하고.

뭐 이런 잡다한 조건이 붙겠지...

 

이런 점에서 바보온달과 결혼한 평강공주는

굉장히 진보적인 여성이었을까?싶기도 하지만

온달이 단기간에 보여준 빠른 성장을 본다면;;

사실 온달은 출세지향형의 영악하고 무서운 인간일지도..-0- 

(영화포스팅 하다가 잠시 잡소리 -_-;)

 

더불어 요즘에도 혼기놓친 노처녀들은

본인이 왠만한 능력을 갖추었다해도

끊임없이 주위에서 무언의 압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아야하니까.

본인이 능력도 마땅치않고

집안도 가난하다면 그 압박은 배가 될 것이고...

 

독립적이며 자기주장이 매우 강한 여자의 사랑이라니..

당시 이들의 로맨스는 정말 독특한 것이었을 것이다.

 

영화 속 제인은 얼굴도 예쁘고

부잣집 도련님이 청혼까지 하는

괜찮은 아가씨로 나왔지만;

 

실제 제인 오스틴은 얼굴도 그리 예쁘지 않았다고 하고,

다들 기괴한 직업으로 생각했던 작가를 꿈꾸고 있었으니

현실은 더 암담했을 것이다.

 

현실을 무시하고 아름답고 온전한 것만 본다면

잠시는 행복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 돌아왔을 때는 더욱 참혹해진다

 

실제 이들의 사랑이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하면서도

결국은 이루지 못한 이들의 감정이

너무나 안타깝다.

 

결코 쉽지 않았을 삶을 헤쳐갔을 그녀에게 찬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