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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추억의 명랑소설& 소라 시리즈들

DidISay 2012. 7. 8. 05:58

 

 

 

 

 

초등학교 저학년 때 정말 재밌게 읽었던 
지경사와 마니또 문고의 명랑소설 시리즈들.

아름다운 하지만 개성이 뚜렷했던, 쌍둥이 발레리나 시리즈와,
영국의 고급 기숙학교를 다니던 말괄량이 시리즈.


자다가 깨서 정보의 바다를 유영하던 중
어느 헌책방의 판매글을 보고 너무 반가운 마음에, 혹시나 잊을까 싶어서 글을 써본다.
(이미지는 해당 다음 블로그에서 빌려왔다.)

그나저나 금발머리로 예쁘게 색칠하는건 모든 아이들의 공통점인가보다 ㅎ
나도 칠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책이 지저분해지는게 싫어서 꾹 참았던 기억이 있어서
저 사진에서 머리카락을 칠해놓은걸 보고 한참 웃었다.

 



어릴 때 지극히 소녀취향이었던 나는 처음 읽었던 소설이
작은아씨들부터 시작해, 빨간머리앤과 같은 감성 넘치는 작품들이었는데
초등학교 무렵 가장 좋아했던 작품들은 저 명랑소설들이었다.

지금의 스킨스나 가십걸들은 도저히 상상이 안되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국 기숙학교를 보여주는 저 소설들은
어딘지 이국적이고 개구진 느낌이라 몇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었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꽤 고급학교였던 것이 분명한 이 영국 여학생 기숙학교는,
소공녀가 보여주는 것과는 또 다른 명랑하고 장난기 넘치는 학교생활을 묘사했는데
아이들의 짖궂은 장난이라고 해도 어딘지 맑은 면이 엿보였던 시리즈였다.

아직 외국 브랜드들의 유입이 활발하지 않아, 국산브랜드들이 대부분이었고
아직 꼬마들의 생일 잔치는 스프와 돈까스가 나오는 경양식 레스토랑이었으며
이제 겨우 햄버거나 피자 같은 음식들이 퍼지기 시작했을 무렵.
해외에 대한 동경을 제대로 지핀 작품들.

게다가 매 편마다 편견을 극복하는 이야기나,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도와주는 훈훈한 주제라
아이들이 읽기에 정서적으로도 참 좋았던 것 같다.




쌍둥이 발레리나 이야기는 여성스럽고 모범생 스타일의 언니 엘리자베스와
똑같이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지만 좀더 말괄량이에 놀기 좋아하는 제시카의 이야기

김숙님의 저 그림체는 정말 -_-v

쌍둥이 발레리나편은,
공부를 잘하고 차분한 엘리자베스에게 어른들의 관심이 쏠리고.
이에 제시카의 뛰어난 발레실력이 묻히고 사이마저 벌어지게 되자 
이를 안타까워한 엘리자베스가 제시카에게 자신의 주역 자리를 바꿔주어
제시카가 인정을 받게 도와주는 내용이었다. 

다른 편에서는 번번히 소소한 사고를 쳐서 엘리자베스가 이를 수습하러 다니기 바빴는데
이 편에서의 제시카는 꽤 성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ㅎ

 

이 시리즈 역시 노라매캔디라는 이른바 '왕따'소녀를 이 자매들이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준다거나,
타인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도와주는 내용들이 많아 참 훈훈했다 ㅎ

 

요즘의 미드에서 청소년들을 묘사하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천지차이랄까.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저 시절의 명랑소설들은 소녀들의 소설다운 낭만과 향수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유치하거나 과하게 여성스럽지 않았던 것도 마음에 들고
남학생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줄거리였지만, 여학생들을 꽤나 당차고 멋지게 묘사해놨다. 

 

아 다시 보고 싶어지는 이 지경사의 소설들.

francine fascal의 이름으로 나온 이 발레리나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는
원래는 유치원-대학교까지 20여권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는데
난 국내에 출판된 스위트 밸리 중학교 시기를 다룬, 4개 작품만 본터라 나머지도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아 궁금해 ㅠ 왜 4권만 번역되서 출판된건지;;;
일본에서는 거의 다 번역되서 나온 것 같은데 ㅠ

그런데 94년에 출판되었다가 이제는 절판된 것들이니
아마 다른 작품들이 번역되어 나오진 않겠지 (...) 

아마 말괄량이 시리즈도 국내에는 몇권 출간되지 않았으니 사정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
참 아쉽기만 하다.


 

 

 

 

 

 

 

저 외국 시리즈 외에, 일본 해적판이 분명한
금하출판사의 '소라 시리즈'도 있었는데 이것도 재밌게 봤었다.

소라의 맵시, 소라의 봄, 소라의 미용실처럼 꽤 다양한 내용이었는데

멋을 다룬 소라의 맵시 같은 작품은
여자아이들의 옷차림새를 다룬 것들이 실용적이고 나름 전문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해,
(무려 옷깃이나 단추를 종류별로 세세하게 나눠서 설명;;)
지금 봐도 참 재밌을 것 같다.

이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시대를 앞서가는 패션센스를 보여줬는데,
요즘 미드에서나 볼 법한 패션 아이템과 옷차림을 권해준 =0=

 

성교육이 목적이었던 소라의 봄도 꽤 재밌게 읽었고 유익했던 ㅎ
아마 엄마가 직접 해주시기엔 쑥스러운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 전달해주신게 아닐까 싶다.



 

요즘 나오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내가 어릴 적 읽던 것들과는 또 다른
다양한 소재들을 다루고 있는데, 유진과 유진 같은 좋은 작품들은
고등학생들에게 권해줘도 재밌게 읽었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이야기들도 하나둘씩 시대에 맞춰 변해가는 거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