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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열면서...

DidISay 2012. 6. 9. 08:00

 

 

    PROFILE.  

어느덧 20대의 끝을 향해 가고 있지만, 성숙함의 질적 보장은 할 수 없음.
여우의 외양을 갖춤. 그러나 실제 성향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몫.
잘 놀라고 겁이 많으며, 어이없을만큼 잘 넘어지므로 주의를 요함.
기본적으로 사물을 따뜻하게 바라보려고 노력함.


소소한 일상, 온기가 느껴지는 손, 감정이입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하고, 
혀와 사상과 행동의 논리적인 삼위일체, 애매모호하고 우유부단하지 않음을 환호함.
당신이 위와 같은 사람이라면 나의 애정을 듬뿍 받을 것.

 

사랑하는 것: 숲, 걷기. 수국, 개구리 소리, 통유리 사이로 보이는 빗방울, 치즈,살구색,멜로디,나직한 음색,용기,따뜻함,소박함,솔직함,긍정적이고 활기찬 에너지, 타인을 배려하는 언행, DIY, 토끼와 곰.

싫어하는 것: 비굴함, 열등감, 널뛰는 감정, 허세 혹은 건들건들, 갑작스러운 일정, 쿨함, 의존성, 하드록, 어리광,우월감을 위한 동정.무책임,간보기,솔직함을 가장한 무례함, 회피성향, 빙판길.

장소:  모모, 씨네큐브, 삼청동, 가회동, 고궁, 성당,미술관. 서점. 호수가 있는 공원들. 가끔은 홍대~이대,주말의 여의도, 관악산, 나만의 부엌과 서재.


팬심 : 이청준, 알랭 드 보통, 장영희,신영복, 에드워드 호퍼, 조지아 오키프, 프리다 칼로, 루시드 폴, 데이브레이크,이소라,넬,에피톤 프로젝트

문구: '품위는 다른 사람의 증언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 ,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우린 누구나 수다가 필요한 사람들이기에 누구의 수다든 들어줄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이 글을 읽게 될 당신에게...

 

2012년 1월 즈음에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홈페이지들을 모두 정리하고 
어느정도의 자료만 여기로 옮겨 시작한 것이 벌써 몇 개월이 지났네요.

사실 블로그를 새로운 공간에서 시작한 이유는, 다소 복잡하고 지친 마음을 위로하려는 이유도 있었어요.
때문에 어느덧 다시 말랑말랑한 마음으로 돌아온 저를 볼 때면, 참 고마운 공간이자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말그대로 시시콜콜한 신변잡기적인 곳인데도,
이래저래 찾아오시는 분들이 꽤 많아서 신기하고 어떤 분들이 오실까 궁금할 때가 있어요. ^^

 



그간 글을 쓰면서 다소 번잡한 느낌이 있던터라, 블로그에 몇가지 변화를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동안 꽤 바빠질 예정이라 약간의 압박감을 느끼고 있어서,
나름대로 소심한 기분전환의 일환이기도 ^^:

일단 미니온 채팅창 자체가 전체적인 분위기와 너무 생뚱맞게 겉도는 느낌이라
이번에 정리하면서 어쩔 수 없이 없앴어요.
모던한 디자인으로 출시된다면 다시 달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요원해보이는군요.

(스킨을 바꾸면서 블로그 메인창에서 유챗창이 보이도록 수정했습니다.)

때문에 저와 소통을 원하시는 분들은 guestbook이나 댓글, 네이트온, 전화 등을 통해 안부 남겨주세요.
유저스토리북 이용하시는 분들은 친구추가할 수 있게 주소 알려주셔도 좋아요. :)


 





제가 바라는 이 공간의 모습은
화려하고 하늘하늘 흔들리는 샹젤리에가 아니라
어둡고 추운 밖을 투박하고 묵묵히 지켜주는 가로등이에요.

어느날의 외등은 숨바꼭질하는 즐거운 아이들의 저녁풍경을 비출 것이고,
어떤 날은 어두운 골목에서 아쉽게 헤어지는 연인들의 뒷모습을 바라볼지도 몰라요.
시간이 많이 지난 어느 겨울날은 춥고 황량한 빈 배경만을 외롭게 지킬 것 입니다.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영어단어는 2600종이고, 한국어는 434종이라 합니다.
재밌게도 그 중 30%는 긍정적인 것이고, 나머지 70%는 불쾌함에 가까운 감정이라고 해요.
우리의 삶은 어쩌면 다수의 슬픔 속에서 찾아낸 찰나의 기쁨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것일지도요.

이 블로그는 화려하고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만이 아니라, 
제가 생활에서 느끼는 우울하고 불쾌한 감정들, 의기소침하고 설명못할 슬픔까지
그 사정까지야 세세히 이야기하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정직하게 담아내려고 합니다.
기쁨과 슬픔이 범벅이 된 샐러드가 우리네 삶의 본질일테니까요.


씁쓸한 풀들의 향연 속에서 문득 튀어나오는, 부드럽고 고소한 치즈의 맛처럼,
저도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매일 작지만 진한 기쁨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슬픔이 당신을 더 이상 잡고 흔들지 못하게, 그만 안녕하고 놓아버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