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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신영복

DidISay 2012. 1. 23. 02:58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징역의 열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도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더욱이 그 미움의 원인이 자신의 고의적인 소행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인 것으로 만듭니다."(1985년 8월 28일 대전에서 '여름 징역살이')

 

고등학교 떄 읽었던 책인데 이 책을 계기로 신영복 님의 책들을

굉장히 좋아하고 또 즐겨읽게 되었다.

한국의 코엘료라고 칭하고 싶을 정도로 깊은 통찰력과

사물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이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하였다

 

이 작품 말고 또 유명한 것이 '나무야 나무야'인데

쉽게 읽히면서도 아! 하고 무릎을 치면선 경탄하게 하는

큰 깨달음을 주게 했었다.('더불어 숲'도 추천!)

 

그 시절 얼마나 이 두 작품들을 감명깊게 읽었었는지

지금도 그 느낌이 뚜렷히 살아있다..

 

잘난체 하지 않고 겸손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쉽게 풀어나가는 그 문체가 얼마나 따스하고 정감있던지..

 

그의 책을 읽을 때면 할머니 무릎을 베고

도란도란 할머니의  젊은 날의 추억과

지나간 옛 이야기들을 듣는 듯한 그런 아련한 감상에 빠지게 된다.

 

나도 언젠가는 이렇게 따뜻하고 정겨운 시선으로

내 주변에 있는 사물과 사람들을 바라보고

그들을 정으로 감싸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