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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를 하세요?(Tiger.1960)-머레이 쉬스갈

DidISay 2012. 1. 23. 02:58

주인공이 한 여자를 유괴하여 살해하려는데에서부터 시작하여

처음에는 미스테리 드라마 같은 느낌을 주나 점차 극이 진행되어

가면서 두 사람의 지위가 정반대로 바뀌어 가는 데서 이작품의 풍자적인 의도가 드러난다.

 

내가 좋아하는 부조리극의 통찰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아주 유쾌하고 위트 있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글로리아를 위협하는 지배적 위치에 있다가

서서히 이 관계가 변모하여 마침내는 주인공이 순한 양처럼

글로리아의 지배를 받는 데서 끝나게 된다.

 

작가의 의도는 현대 사회에서는 히어로도 없고

안티 히어로도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대인은 거대한 현대 사회의 조직에 갇혀 왜소하기 짝이 없는

기계의 부분품처럼 살아간다.

주인공은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서는 자기의 존재를 드러낼 수 없기

때문에 살인이라는 파괴적인 행동을 통해서나마 자기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글로리아와 마주앉아 대화를 하는 가운데 그가 애당초

계획한 일 자체가 무모한 것으로 느껴지게 되고

글로리아 또한 최초의 공포가 사라지고 났을 때 이 인물이

현실에 대하여 불만을 가진 지극히 초라하고  평범한 인물임을

알게된다. 그래서 자기 또한 권태로운 일상에서 잠시 탈출하기

위하여 주인공과 정사를 나누고 불어 강습을 핑계로 계속 만날

약속을 한다. 처음엔 거창한 사건을 저지르려 했던 주인공이

한갖 유부녀의 사련의 대상으로 끝나버리는데에 이 작품의

냉소적 풍자가 담겨 있다.

 

스톡홀름 신드롬과 관련이 있는 작품인데

사실 부조리극이 아닌 현실에서라면 애정까지는 몰라도

불륜의 대상으로 까지 이어진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게다가 남자와 여자의 권력이 전도되는 계기도

개연성이 떨어지고..

 

하지만 정말 재미있고 유쾌한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도에 '타이거'라는 제목으로

공연되었었는데 다시한번 보고 싶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