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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니핑크(Keiner Liebt Mich)-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1994 본문

그들 각자의 무대

파니핑크(Keiner Liebt Mich)-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1994

DidISay 2012. 1. 23. 14:42
영화 파니핑크를 보고 있으면 마치 브라짓존스의 일기를

보고 있는 것 같다.


파니핑크는 대화를 나눌 남자친구가 있길 바란다

'죽음을 준비하는 모임'에 나가서 고통없이 자살하는 법을 배우고,

관을 짜고 묻혀도 보지만 여전히 삶을 공허하게 느낀다.

'나는 강하다. 나는 똑똑하다. 나는 아름답다.

나는 사랑을 하고 사랑받는다.'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라는 노희경의 시처럼 나는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라고 생각한다. 노희경의 시처럼 나는 한때 나 자신에 대해 지독한 보호본능에 시달렸다. 타인에게서 상처받지 않으려 노력했고 심지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더라고 나의 보호본능은 내게 견고한 방어막을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어느덧 지독히 고독에 빠져 있었고 그 고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쳤을때는 이미 나는 스스로조차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현재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사랑할수 있어야만 누군가를 사랑할수도 있고, 그런 나의 모습을 누군가가 사랑해줄 수도 있다라고...

독일 영화 <파니핑크>는 이런 나의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 여주인공 파니는 30살의 문턱에 막 들어서는 독일의 career woman이다. 파니의 일상은 매우 무료하다. 그래서 물건을 팔 듯이 결혼정보회사에서 자신을 홍보하는 비디오를 찍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물건 팔 듯이 나를 팔기는 싫다." 그리고, "30살 넘은 여자가 남자를 만난다는 것은 히로시마가 원자 폭탄을 피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라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타인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같다."라고 말한다.

그렇다.
과연 인생을 살면서 나는 나에게 얼마만큼의 사랑을 가지고 스스로를 존중하면서 대하고 있는가? 영화 <파니핑크> 와 <뮤리엘의 웨딩>에서는 사랑 받지 못하는 주인공들이 남성에게 사랑 받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해야만 타인도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사랑하고 싶다고 항상 말하고 멋진 사랑을 꿈꾸지만 한번도 그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지도 못 했고 누군가를 미치도록 그리워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애가 없었다. 그들은 자신을 형편없는 존재로 인식했고 스스로를 사랑 받지 못할 존재로 옭아맸다.

그러나 파니는 오르페오라는 조력자를 만나서 진정한 자기애를 가지게 되었고 사랑은 인위적으로 몸부림친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오르페오는 파니에게 사랑은 원래 내 주변에 있었지만 내가 받아들일 노력이 없었기 때문에 찾아오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항상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가질 것을 그녀에게 상징적으로 가르쳐 준다. 그는 잔에 반쯤 채워진 샴페인을 보며 파니 에게 묻는다.


"파니, 잔이 반쯤 비었니, 반쯤 차있니?" 파니 는 말한다. "반쯤 비었잖아?"

그러자 오르페오는 "그것봐 , 너는 그게 문제야. 긍정적 사고를 가져. 같은 잔을 보고서 반쯤 차있다고 생각은 왜 하지 않지?"

그리고 그녀는 오르페오와 함께 생활하면서 죽어 가는 그를 보면서 항상 죽으면 모든 것이 그만 이라는 식으로 죽음을 동경하고, 살아있다는 것 자체를 감사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는 삶은 숭고하고 그 삶속에서 사랑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그 삶을 기름지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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