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날씨는 맑음
반딧불의 묘(다카하타 이사오,1988) 본문
소화(1945년) 20년 9월 21밤 나는 죽었다.
이러한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반딧불의 묘는 그 시작부터
눈물을 고이게할 거라는 예감을 강하게 준다.
전쟁이야기에 유난히 약한 나이지만 영화초반부터 기분이 착찹해지면서 눈물을 고이게한 영화는 흔치않았는데 역시 애니메이션의 힘은 강하다.
전쟁에서 부모님을 잃고 친척집의 구박을 견디지못해 나와서
굶어죽은 남매의 이야기라는 상투적인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감성을 강하게 자극하는데가 있다.
특히 매장면마다 들어가있는 아름다운 반딧불의 향연과 사실적인 전쟁의 포탄이며 시체들의 묘사들이 대비되어서 전쟁의 참혹함이 더 참혹하게 다가온다.
동생 세쯔꼬의 철없는 행동에 웃다가도 왠지 배고파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에 측은함을 느끼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 남매의 비참한 죽음...
다시보는게 무서워질 정도로 슬프다..
하지만 눈물이 줄줄 흐르면서도 왠지 마음 저편에서 언짢은 감정이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지나친 감정적인 묘사 때문이 아닐까싶다
일본이 저지른 만행은 싸그리 무시한채 아름답고 최대한 감정적으로 눈물을 자극하면, 자신들을 피해자로만 묘사한다면 괜찮다는 것인가? 일본이 자초한 전쟁에서 자국민들이 여기저기서 굶어죽을 정도로 고생했다면 과연 중국이나 한국의 우리민족들은 얼마나 힘들었다는 것인가?이런 생각이 자동반사적으로 들게만들었다.
전쟁비판 물질만능주의 비판..그래 모두 좋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그 묵직함이 모두 잘 들어가있지만 과연 이것이 진정한 Realism일까라는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은 리얼리즘아니다. 단순히 자신들의 편리하고 편협한 시각으로 맞추어 놓은 사실의 단편일 뿐이지..
세계의 호평을 받았다고 하지만 분명 찜찜함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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