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날씨는 맑음

변해가는 햇살. 본문

소소한 일상

변해가는 햇살.

DidISay 2012. 10. 30. 23:16

 

 

 

 

이제 예쁜 옷을 입기 시작하는 가을.

같은 햇빛인데도 이렇게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하구나 싶다.

 

어두운 길거리도 환하게 밝히고,

단풍잎과 은행잎에 울긋불긋한 뺨도 만들어 주고.

아무도 없는 마루에서도 혼자 스윽 놀다 바닥을 따뜻하게 덥혀놓고 간다.

 

 

 

 

인상파 화가들이 그렇게 그려내려 노력했던 것처럼

하루동안의 시간에 따라서도 수없이 많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 햇빛의 흐름인 것 같다.

 

 

여름의 햇빛은 좀더 따갑고,

겨울의 햇빛은 어딘지 서늘한 낯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느낌은 다사롭고 생명력이 넘치는 빛의 향연.

 

 

 

 

 

신영복 선생님은 예전에 수필집에서,

감방의 여름은 서로를 증오하게 한다고 했었다.

그 더위 속에 감옥에 갇혀 있으면 서로의 체온 때문에 상대방을 미워하고 피하고 싶게 만든다고.

 

하지만 겨울은 서로를 그립고 소중하게 만든다고,

옆 사람의 작은 체온이 그 좁은 감옥을 훈훈하게 만든다고 하셨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이 작은 햇빛 한조각도 점점 소중하고 그리워지겠지.

무엇이든 넘치든 많으면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

부족함은 그 결핍으로 인한 소중함과 간절함의 감정을 깨우치게 만든다.

 

 

샤워할 때 몸에 느껴지는 체온이 조금씩 차가워지고 있음을 느낄 때마다,

다사로운 햇빛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집 밖을 나서면, 하늘에 맑게 떠있는 해는

얼마나 반가운 것인지...

 

 

 

 

 

 

 

 

 

브래드랩에서 사온 녹차데니쉬랑 통감자빵.

 

함께 길을 걷다 공원 안이 너무 예뻐서,

소풍 나온 기분으로 휴게실에 앉아서 냠냠 먹었다.

 

이번 주말엔 꼭 단풍 보러 가야겠다. :)

 

 

'소소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토리 한웅큼의 가을-석파정  (0) 2012.11.04
피아노 치는 Y  (0) 2012.11.03
퇴근후 치맥. 프라이팬  (0) 2012.10.30
비오는 주말은 서점데이트  (0) 2012.10.29
오늘은 느릿느릿.  (0) 2012.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