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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가는 생각

산 넘고 물 넘어

DidISay 2012. 1. 22. 02:39

세월이 흐르고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생계를 위해 일을 하고

 

각종 잡다하고 끝이 없어보이는 일상 속의 과제를 해내고..

 

나도 어느덧

 

사람이 살아간다...란 말 속에 포함되어 있는

 

많은 일 중 몇가지를 거쳐오고 있다.

 

...

 

그중 나에게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친구, 가족, 동료, 선후배, 은사, 제자 등의 여러가지 이름표를

 

달고 있는 그것은  내 마음을 기쁘게 하기도 하고..

 

한때는 나의 속을 너무나 가슴아프게 휘져어 놓기도 한다..

 

그래서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러운게 대인관계일 것이다.

 

누군가 그랬던가..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점점  삶의 종착지를 향해 한발을 내딛어 갈 수록

 

나와 한평생을 살아갈 누군가를 찾아낸다는 것이

 

'참 좋은 당신'이란 존재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실히 느끼게 된다.

 

오늘 그 사람을 태우고 가는 버스가 아쉬워

 

그 버스가 사라질때까지 한참을 바라보고 있던 내가 혹은 당신이

 

한달 뒤 여전히 그 자리에 서있을지 아무도 자신할 수 없듯이

 

나 역시 나의 감정에...혹은 상대방의 감정에

 

아주 확고한 확신을 가지기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책을 읽다 양주동 시인의 시가 실려있는 것을 보았는데

 

피곤함을 흠뻑 안고가는 그 막차의 지하철 안에서도

 

내 눈 속에 그대로 들어와 마음을 울렸다.

 

얼마나 애달팠으면...얼마나 간절하면

 

산을 넘고 물을 넘을 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그럴 수 있을까..혹은 10년 20년 후의 나는..

 

세상의 누군가에게 혹은 그 어떤 것에게

 

그런 간절함과 애정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일까.

 

두려워진다.

 


 

산 넘고 물 건너

내 그대를 보러 길 떠났노라.

 

그대 있는 곳 산 밑이라기

내 산길을 돌아 멀리 오노라.

 

그대 있는 곳 바닷가라기

내 물결을 헤치고 멀리 오노라.

 

아아, 오늘도 잃어진 그대를 찾으러

이름 모를 이 마을에 헤매이노라.

 

-산 넘고 물 넘어- 양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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