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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가는 생각

이별연습

DidISay 2012. 1. 22. 02:34

샤갈은 한국 사람들이 잘 알고있고

많이 좋아하는 화가 중 하나이다.

 

나 역시 그의 작품들을 좋아하지만...

그 이유는 그가 사용하는 아름다운 색채

그리고 부인 벨라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예술가들의 감수성은 애정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화가들의 여성편력은 종종 심심찮게 회자되곤하지만

샤갈의 그림에 등장하는 여성은 일반적으로 부인과 관련되어있고,

벨라가 죽은 후 극심한 슬픔에 젖어있다는 이야기도 전해내려온다.

 

...

 

우린 작고 큰 이별을 한다.

 

내 기억에 아프게 느껴졌던 첫번째 이별은

외할아버지의 죽음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였는데

죽음의 의미를 명확히 알지 못했던 그때에도

종종 사탕이며 리본을 손에 쥐어주시며

큰손녀라고 귀여워하시던 할아버지를 볼수없다는 것과

주위 사람들의 울음과 그 침체된 분위기에 질려서

아릿하게 아픔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금붕어의 죽음...

귀여워하던 옆집 강아지의 사라짐

그리고 날 아끼던 분들의 죽음들..

사랑하는 이와의 헤어짐

 

죽음이나 헤어짐으로 인한 상실감을 거치면서

이젠 이별이란 것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 것도 같은 나이가 되었다.

 

어떤 일을 연습하면 다음번에는 좀더 잘..능숙하게 하게된다.

 

이별도 연습하면 자꾸 하다보면

능숙하고 무던하게 헤어지게 되는 것일까.

떠나보낼 수 있는 것일까.

 

이별의 상실감은 어쩌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불가항력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르니

죽음이 아닌 헤어짐으로 인한 이별은

연습을 한다면 괜찮은 걸까?

 

상대방은 생각하지 않은 채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을 보호하고 싶은 것은 거의 본능일테니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너무 괴로워서

과거의 기억조차 지워버리고 싶은게 사람맘 아닐까.

 

최선의 선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다만 선택한 후의 감정의 조절이 중요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별은

아무리 연습을 거친다고 해도

언제나 슬프고 힘든 일일 것 같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해야하는 일 중 하나가

자신과 배우자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죽음에 대해 대비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라고 한다.

 

그때가 되면...

난 평온한 마음으로 내 삶을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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