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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는 생선'에서 '안개 같은 피곤'으로. 본문

스쳐가는 생각

'튀는 생선'에서 '안개 같은 피곤'으로.

DidISay 2012. 1. 22. 02:37

장식론 

여자가
장식을 하나씩 달아가는 것은
젊음을 하나씩 잃어가는 것이다.

'씻은무" 같다든가 '튀는 생선' 같다든가
그렇게 젊은날은 젊음 하나만도
빛나는 장식이 아니었겠는가
때로 거리를 걷다보면
쇼윈도우에 비치는
내 초라한 모습에 사뭇 놀란다.
어디에 그 빛나는 장식들을 잃고 왔을까?
이 삐에로 같은 생활의 의상들은 무엇일까?

안개같은 피곤으로 문을 연다.
피하듯 숨어보는 거리의 꽃집

젊음은 거기에도 만발하여 있고
꽃은 그대로 눈부신 장식이었다.

꽃을 더듬는 내 흰손이 물기없이 마른
한장의 낙엽처럼 슬쓸해져

돌아와 몰래 진보라 고운
자수정 반지 하나 끼워 달래어 본다.

 

그림: 강영균

글: 홍윤숙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다가

결혼후 7년간을 처녀로 살았고

너무나 단조로울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진부한 삶과

숨막힐듯 화려한 그 복식들의 격차사이에서 

쓸쓸함을 느꼈다.

 

문득 나이가 드니

평소에는 질색하시던

화려한 색, 반짝이는 보석이 좋아진다고 하시던

어머니의 말씀이 생각났다.

이럴 때마다 엄마의, 나와 똑닮은..그러나 주름져가는 손이 생각나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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