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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무대

테이킹 우드스탁(Taking Woodstock, 2009)

DidISay 2012. 12. 11. 10:12

 

 

테이킹 우드스탁은 위 포스터에도 나와있듯이 이안 작품의 감독으로,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회고하는 엘리엇 타이버의 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2010에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봤었는데,

당시에 우드스탁 코리아가 기획되었다가 취소 되는 바람에,

영화를 보면서 아쉬움이 남았었다.

 

 

 

얼마 전에 원작 책을 읽으면서 기억이 나서 영화를 다시 찾아봤다.

 

 

 

엘리엇 타이버는 러시아계 이민자 2세로, 러시아 민스크에서 미국까지 생감자를 먹으며 걸어온 어머니와

그 어머니 맡에 기도 제대로 못피는 노동자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생활한다.

 

영화에서는 책과는 달리,타이버의 출생배경이나 가정환경 등은 거의 생략한 채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벌어진 배경들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조명해주고 있다.

 

 

 

 

영화 속 타이버는 손님들에게 비누와 수건까지 모조리 가격을 쳐서 받는.

그러나 침구는 제대로 세탁조차 하지 않아 체모가 발견되고

수영장에는 세탁용 표백제를 넣어 소독하는 형편 없는 부모님의 모텔에

물며 겨자먹기로 자신의 수입을 모두 쏟아붓고 있다.

 

허울좋은 마을 상공회 회장을 맡고 있지만,

그의 가족처럼 마을 주민 대부분은 보수적인 유대계 노인층으로 

마을을 되살릴만한 아이디어나 의욕이 없는 상태이며, 다들 재정난에 허덕덕이고 있다.

 

 

 

우연한 기회로 유치하게 된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통해

그는 원래 목적했던 모텔의 활성화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전환점을 맞게 된다.

 

 

동성애자인 자신의 성적취향을 부모님 앞에서 더이상 숨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며

어머니의 폭압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정신적인 성숙을 이루게 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실 이 영화는 음악이나 페스티벌을 다룬 작품이라기 보다는,

서술자이자 주인공 격인 엘리엇 타이버의 자아 찾기를 다룬 성장영화에 가깝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모습은 자유분방하면서도 매우 아름답다.

특히 위 이미지에 담긴 후반부의 환상적인 영상은 아주 인상적이라 백미를 이룬다.

전라의 모습들이 여과없이 나오는데도 난잡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반전이나 평화와 같은 정치적인 구호를 담고 있지만, 실제로는 구체적인 대안 제시라기 보다는

자신들만의 이상향을 찾으려 했던 현실도피적인 히피들의 성향이 고스란히 그려지고 있다.

 

우드스탁이 이루어지는 정경 곳곳은 꽃과 풀, 몽환적인 분위기와 자유로운 섹스가 넘쳐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사람들이 걱정했던 무분별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근래에 개최된 비슷한 축제들에서 온갖 사건사고가 난무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당시 이 축제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세계관이 어떠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이 영화의 또다른 즐거움은 좋은 음악들이다.

국내 개봉 전에 OST가 먼저 발매되기도 했었는데,

우드스탁에 참여했던 뮤지션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매우 반가웠다.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사람들이 너무 몰리는 바람에 입구를 부수고 들어간 관객들이 너무 많아,

막상 축제 자체는 꽤 큰 적자를 봤다고 한다.

 

하지만 공연실황을 담은 앨범(LP는 3장/ CD로는 2장)이나 영화 등이 예상 외로 잘 팔려

결국 음악축제 사상 가장 큰 수익을 올리게 되었다.

 

 

'도어스'나 '재니스 조플린' 등의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여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만큼,

공연실황을 담은 음악이 실렸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실린 곡들은 충분히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