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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전화하지 않았을까-레이첼 그린월드

DidISay 2013. 5. 4. 12:37

소개팅이나 기타 다른 경로를 통해 이성을 만났을 때,

분위기나 모든 것이 좋았는데 '왜 그는 연락하지 않지?'

'내가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혹은 '나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라고 고민하는 경우는 누구나 한번쯤 겪는 흔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전화해서 물어보기도 어색한 일이고,

물어본다고 해서 상대방이 솔직하게 대답해줄리도 만무하다.

 

때문에 우리는 비슷한 실수를 거듭 반복하며 연락오지 않는 그를 기다리거나,

혹은 단순히 내 외모나 조건의 문제라고 자책하기 마련이다.

 

 

 

 

만약 누군가가 연락 없는 '그'에게 연락을 해서, 솔직한 그의 마음을 내게 말해준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내 단점과 장점을 잘 알수도 있을 것이고,

다음번에 같은 실수를 해서 상대방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일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생각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심리학&마케팅 전공자이자 데이트 코치로 활동 중인 레이첼 그린월드이다.

 

서점에서 제목이 너무 재밌어서 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저자는 경영 기술 중 하나인 '퇴직자 인터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첫 데이트 이후 여자에게 다시 연락하지 않은 남자 1000명을 인터뷰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남자들이 연락하지 않은 이유들을 유형화해 놓고 있다.

대체로 첫 만남에서 남자들은 부정적인 이미지와 일치해보이는 사소한 '힌트'들이 계속해서 발견되면,

(실제로 그 여자가 그런지 더 알아보지 않고) 다시 연락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이유들이 좀 어이없었던 것도 있었는데 -_-

여자가 자신의 애완견의 재롱을 무시하자, 모성이 없는 무정한 여자라고 생각해버린 이혼남이나;;;

데이트에서 샴페인을 시키자, 화려한 생활방식을 맞출 수 없다고 생각한 남자..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았을 때 여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자, 그런 경험을 가진 여자는 싫다며 연락 안한 사람

(개인적으로 제일 찌질하다고 느낀;; 완전 이중잣대 =_=)

여자의 집에 초대되었을 때, cd를 제대로 놓아줄 것과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어떻게 배분할지 '지시'받자,

지긋지긋한 감독이자 상사처럼 느껴져 연락하지 않은 남자 등등;;;

 

 

 

보통 연애서들이 2,30대를 주축으로 다루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 책에 등장하는 남자들의 나이는 20-50대/ 초혼-재혼까지 매우 다양해서 그 이유들도 천차만별이다.

서양의 사례라 한국과 맞지 않는 점도 있겠지만, 대체로는 비슷할 듯.

 

읽으면서 느낀건 남자들도 의외로(?) 섬세하게 행동들을 캐치하는구나..와

굉장히 빠른 시간에 상대방에 대해 분석을 끝내고 더 알아보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구나 정도이다.

여자들이 남자들의 생각처럼 모두 차나 키만 보고 탈락유무를 결정하지 않는 것처럼,

남자들 역시 여자의 외모 보다는 세세한 행동을 통해 그 이미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책에 등장하는 이유들은 당연히 공정하거나 올바르지도 않고,

어떤 이유들은 그런 행동이나 말 때문에 저런 결론을 쉽게 내린다는 것이 어이없기까지 하다.

하지만 나 역시 첫만남에서 불길한 징조들 몇가지 때문에, 좋았던 이미지가 깨져버리고

연락을 끊었던 적이 많기 때문에 일정 부분은 공감이 갔다. '-'

 

작가가 하려는 말 역시 상대방에게 언제나 비밀을 털어놓지 말고 이미지 관리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 남자에게 비밀을 털어놓을만한 관계를 형성하기 전까지 이러이러한 점을 조심하라는 것에 가깝다.

우리 모두 작가가 말한 이 유형 중 한두가지는 가지고 있는 사람일테니까.

하지만 첫 만남에서 이런 인상을 주는 것과 애정이 생긴 뒤에 알게 된 것은 그 결과가 많이 달라진다.

 

 

당신은 첫 데이트에서 어떻게 보일까?

 

매사에 논쟁적이고 경쟁적인 보스 레이디

소극적이고 줏대 없는 시시한 여자

직접 만나기 전과 너무나 다른 미끼녀

자신만의 성에 사는 도도한 공주

지금 당장 결혼하고 싶어요, 절박녀

자신에 대한 보따리를 너무 일찍 푸는 고백녀

성마르고 과민하고 변덕스러운 하이힐 신은 고양이

입에서 나오는 말은 모두 불평불만, 투덜여사

전 애인을 잊지 못하는 엑스 토커(X-talker)

데이트 내내 남자를 인터뷰하는 일방통행녀

 

다행인 것은 작가가 이런 인상을 줄 수 있는 행동과 유형들

그리고 방지법 역시 세세하게 적어놨다는 것이다.

특히 마음에 든 점은, 자신이 줄 수 있는 인상과 정반대 느낌의 구체적인 언행들을 적어놓은 것 ㅎㅎ

 

 

 

 

 

자 그렇다면 남자들을 위한 조언은 없냐고?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간략하게 다루고 있긴 하지만,

작가는 이런 책을 쓰고 싶어도 남자들은 도대체 읽지도 않고,

그대로 따르지도 않는다고 푸념한다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