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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무대

쇼를 사랑한 남자 (Behind the Candelabra, 2013)

DidISay 2014. 1. 3. 17:53

이 영화는 리버 라치의 연인이자 사업파트너였던 스콧 토슨의 자전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리버라치는 20세기 최고의 엔터테이너라는 찬사를 받았던 피아니스트로

화려한 쇼맨십과 역량으로 명성을 쌓았던 사람이다.

 

때문에 영화 전반은 아주 화려하고 모피와 보석, 조명으로 반짝반짝 빛이 나서

눈이 부신 것을 넘어서 천박한 느낌까지 줄 지경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어두운 면이 있었으니,

그건 그가 죽는 순간까지 동성애자라는 것을 숨겨야 했던 것과

누군가에게 정착하지 못한 채  불안감과 외로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알지만, 자신의 가장 본질적인 면은 모두에게 숨겨야 했던 스타.

그 사람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

 

 

재력과 명예를 모두 가진 리버 라치는 우연한 기회에 스콧 토슨을 만나게 되고,

스콧 토슨은 기존의 자신의 삶을 모두 버린 채 그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위탁가정을 떠돌며 변변한 직업 없이 살아가던 스콧 토슨은 리버 라치에게 안성맞춤의 연인이었고,

연인이자 자신의 생활 전반을 책임져주는 리버 라치 역시 스콧에게 천상의 파트너였다.

 

하지만 권력이 일방적으로 쏠린 관계는 어떤 관계에서도 항상 좋지 않은 결과를 낳나보다.

리버라치는 단순히 감정만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기 시작했고,

성적취향, 생활패턴 심지어 외모까지 자신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스콧은 일방적으로 리버 라치의 보호와 부에 기대 살아가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를 거부하지 못하고 점점 기존의 자신의 모습을 잃어간다.

자신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성형과 섹스에 기대던 리버라치는

결국 스콧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끼쳐서 그를 점점 변모시키고, 자신에게 의지하게 만들어 버린다.

 

 

 

 

 

영화를 보면서 퀴어물이라는 생각 때문에 호모 포비아가 있는 사람들은 좀 보기 힘들겠구나 싶었는데

사실 이 영화는 남남이 아닌 남녀로 봐도 별로 이상할 것이 없는 스토리를 취하고 있다.

 

남남이든 남녀든 사랑의 의미는 모두에게 비슷하고,

그 애정전선 안에서 갑을관계가 확고할 때 그 흐름과 결과는 비슷한 법이다.

 

 

 

 

 

 

이들의 관계가 쭉 계속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결국 그 때는 와서

자신이 전임자를 밀어냈듯이, 새로운 미남자가 스콧의 자리를 꿰차고

몇차례의 분노와 변호사들간의 합의로 이 두사람의 관계는 너무나 차갑게 끝이 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리버 라치는 에이즈로 사망했다는 것이 온세상에 까발려지면서 장례식을 맞이하고,

엔딩 크레딧은 그의 화려했던 쇼를 회고하면서 조금은 쓸쓸하게 막을 내린다.

 

 

 

 

 

아래는 리버라치와 스콧 토슨의 실제 사진.

보면 볼수록 마이클 더글라스와 맷 데이먼의 연기에 감탄이 나올 뿐이다.

실제 인물과 거의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연기를 잘 해줬고,

성형수술 이후에 나오는 특수분장도 어색한 느낌 없이 잘 어우러졌다.

 

스티븐 소더버그가 장편영화로는 이 작품이 마지막일거라고 은퇴선언을 했다는데

연출이며 연기며 모두 은퇴라는 말이 안타까울 정도로 잘 만든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