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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라다크로부터 배운다-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본문
고등학교 때 녹색평론을 읽다가 이 책의 광고를 뒷면에서
발견하고는 한번 읽어봐야지 생각했었다가 그대로
잊어버리고 기억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대학 강의시간에 이 책을 기억해내서
여름방학을 라다크 사람들과 함께 보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순박함과 어린아이 같은 천진함
그리고 소유의 개념이나 욕심이 없는..정말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법한 사람들을 만난 것이 너무나 반가워서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지울 수가 없었다.
아..이렇게 문명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도
그들은 저렇게 행복할 수 있구나..를 느끼며
나까지 흐뭇해지고 신이 났다.
......
<모모>에서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회색신사가 모모를 유혹하기 위해 예쁜 최신식 인형과 인형옷들 그리고 각종 신기한 물건들을 보여주는...
모모는 이를 슬기롭게 잘 이겨냈지만 라다크 사람들에게
그것은 분명 참기 힘든 것이었으리라..
물질과 문명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이들의 길을 그대로 걸어온 우리를 생각하면서 소름이 끼쳤다.
저자는 1975년에 '여기는 가난같은 건 없어요'라고 말했던
라다크인이 서구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가 침투한 1883년에는 '당신들이 우리 라다크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린 너무나 가난해요.'라고 말하는 것에 안타까워한다.
불편을 모르던 사람들에게 기계의 편리함을 보여준 순간.
그들은 불행해진 것이다.
가난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서구 자본의 풍요를 보여준 순간,
그들은 비참한 가난뱅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 모습은 비단 라다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에
의미 있는 것이다.
'오래된 미래'라는 역설적인 제목처럼
서구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침투 앞에
무기력하게 무너져버리는 전통의 가치들을 볼 때,
옳은 것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긴 것이 옳은 것이 되는
세상의 부조리한 원리를 다시한번 실감한 것 같아
기분이 언짢다.
....
이건 발제문 작성하느라 다시 읽고 난 뒤에 덧붙이는 것.
오래된 미래 (부제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녹색평론사
1. 따뜻하게 연대하는 공동체 라다크
* 라다크를 표현하는 인상적인 단어들
쪼, 자연, 축제, 검약, 자급자족, 사유재산, 암치, 공존, 자발적 중재자,
일처다부제, 자율성, 자신감과 당당함, 불교와 명상, 평상심
라다크는 고도 1만 피트의 고원 사막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라다크인들은 그곳에서 농사나 밭일을 돕는 이름도, 생긴 것도 재미있는 쪼를 기른다. 그들은 여름엔 뜨거운 햇볕으로 더위에 시달리고, 겨울에는 영하40도 밑으로 꽁꽁 얼어붙는 비인간적인 환경 조건 속에서도 자연과 소통하며 자연의 그야말로 자연스런 일부로 살고 있다. 열악한 환경과 더불어 자연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 그들의 사고관은 자연스럽게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아주 적은 것에서 더 많은 것을 얻는 검약을 실천하게 했다. 그러나 그들은 누구보다 풍요롭고 여유롭게 삶을 즐길 줄 알았으며, 행복했던 삶만큼이나 평화로운 죽음을 맞을 줄도 알았다.
자급자족 사회인 라다크는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계급이 있으면서도 차이는 있을지언정 차별은 없는, 서로 공존하는 법을 아는 사회이다. 라다크인은 화를 내는 법이 없고, 문제가 생길 때는 자발적 중재자가 나타나서 서로 이해하며 양보하고 결과를 수용한다.
일처다부제인 가정도 자연스러운 사회 운영의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역할 구분이 뚜렷하지 않지만 자율적으로 모든 이들이 집안일에 참여하여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아이들은 언제나 엄마와 함께 있으며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무한정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지만, 그 안에서 관계의 일부분이 된다는 것을 인지하며 성장하고 자연스럽게 타인을 배려한다. 아플 때는 자연에서 구한 여러 재료들을 섞어 만든 약을 처방하는 암치나 샤먼인 리바, 점성가인 온포가 치료를 담당한다. 라다크인들에게서 가장 인상깊었던 평상심, 그들 내부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기쁨과 마음의 평화, 상황을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은 정말 부러운 힘이다.
2. 엄청난 자본의 힘 앞에 상처입은 라다크
* 라다크를 표현하는 인상적인 단어들
개발, 열등의식, 화, 라마승에서 엔지니어 세계관으로의 변화, 객관성
자본의 물결이 거대하게 밀고 들어온 때 라다크에 대한 인상깊은 단어들이다. 객관성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라다크가 미개발지로 객관적으로 낙후된 사회로 지목되면서 개발이 이루어졌을 때, 라다크의 많은 부분이 상처를 입었다. 라다크인들은 평상심을 잃었으며, 드디어 화를 내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분쟁이 일어나게 되었다.
아이들은 실제 활용할 수 없는 것들을 학교에서 배우고, 실제 생활의 맥락과 동떨어진 세계 공용의 지식을 배우고 있다. 야크와 그 교배종은 저지젖소에 밀려났으며, 전통으로 생각하던 많은 것들이 서양식으로 대체되면서 사람들은 열등의식을 갖게 되었고 환경마저 파괴되고 있는 형편이다. 라다크인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대신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에 의해 평가되기 시작했다.
3. 생각나누며 토의하기
1) 근대화되기 전 한국 농촌공동체와 라다크공동체는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요?
2) 라다크의 파괴를 볼 때, 사회적 조건이 사람들의 삶을 많이 바꾸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과연 라다크 프로젝트 등으로 라다크를 살릴 수 있을까요?
거대한 자본의 힘을 막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요?
3) 일처다부제가 어떻게 인구통제의 방안이 되는걸까요?
그리고 가족제도 중 대안적인 가족의 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육아방식, 가족 간의 유대감 등 포괄적인 의미에서)
4) 생태적 삶을 위해서 적당한 소비가 관건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너무 많은 소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끊임없는 소비의 욕망을 줄일 수 있을까요? 또한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일까요?
(현대인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많은 욕망들이 라다크인들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혹시 라다크인들은 그런 환경에 접하지 않아서 욕구들이 분출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욕구체계 자체가 서양식 발전 과정을 따른 것이라 라다크인들에게는 필요가 없는 것이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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