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날씨는 맑음
김약국의 딸들, 파시 - 박경리 본문
나는 여행 가서 책을 한 권씩 읽고 오는 버릇이 있는데
덕분에 해당 책들을 볼 때면 그 여행의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이번 휴가는 박경리 선생님의 문장들과 내내 동행했다.
김약국의 딸들과 파시는
각각 일제강점기와 6.25 즈음의 통영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변화하는 궤적을 그리고 있다.
세차게 부서지는 제주도 바닷가의 포말을 보면서
인물들의 변화하는 인생사들을 하나하나 눈으로 따라갔다.
파시는 수옥과 명화 모두 전쟁 중에 처하게 된 경제적인 상황은 많이 달랐지만
결국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남성의
원치않은 애정에 의해서 삶이 뒤틀린다는 점이 마음이 아팠다.
명화는 결국 일본으로 향하게 되는데 차라리 다행이다 싶기도 했고...ㅠ
“비상 묵고 죽은 자손은 안 지린다더니 정말 그런갑습니다. 그 집 딸을 보이소. 하나나 쓰겄는가. 큰딸이 그렇지요. 둘째는 시집도 못가고, 셋째는 어마이까지 잡아묵고 미쳤으니, 넷째는 또 어떻고요? 없는 살림에 고생이 막심한갑습니더.”
“그러기. 김약국인가 그 양반도 엔간히 도도하더라마는 음지가 양지가 되고, 양지가 음지가 되고……,”
김약국의 딸들은 김약국의 다섯명의 딸들의 인생사를 그리고 있는데,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인물은 그런 성격으로 인해 파국을 맞이하고
인내심이 강하고 따뜻한 성격인 인물은
또 그로 인해 불행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 보기에 괴로웠다.
책과 함께 기억될 풍경들..
여행 내내 해가 밝디밝고 하늘이 너무나 쾌청해서
비극적인 이야기들과 괴리감이 들 정도였다.
소설을 읽는 내내
다음에는 통영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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