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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 천선란

DidISay 2023. 8. 17. 02:35

콜리는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언젠가 연재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눈이 시려 눈물이 난다고 말했지만 콜리는 아무리 하늘을 올려다보아도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연재는 꼭 눈이 시리지 않아도 눈이 부시다는 표현을 쓸 수 있다고 알려줬다. 이를테면 자신이 보았던 하늘 중에 가장 아름다운 하늘을 마주치는 순간에. 콜리는 자신의 눈에서도 물이 흐를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내일, 투데이가 주로를 완주할 때 눈물을 흘릴 것이다. 투데이를 끌어안고 수고했다고 말해주면서.

  잠든 줄 알았던 민주가 콜리에게 말했다.

  “죽지 않는 한 시간은 영원히 흐르니까, 잠깐 멈추는 거야 문제도 아니지.”

  “….”

  “살아 있는 사람의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니까. 차라리 그게 나을 수도 있고. 너무 빠르게 달리면 다 놓치고 산대. 유명한 사람 누가 그러더라. 누구였더라. 기억이 안 나네.”

  콜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민주는 그 말을 끝으로 짧은 낮잠을 청했다.

  투데이는 주로에 서서도 뛰지 않는 훈련을 했다. 태어난 이후로 줄곧 빨리 달리는 훈련만을 받았던 투데이는 이제, 아주 천천히, 다치지 않을 만큼 느긋하게 달려야 했다. 투데이가 조금만 속력을 내려고 해도 옆에 서 있던 민주와 연재, 그리고 은혜가 손을 저으며 뛰지 말라고 투데이를 어르고 달랬다. 천천히, 느리게, 여유 있게, 느린 호흡으로, 하늘을 쳐다보고, 주변을 둘러보고, 네 등에 타고 있는 콜리의 움직임을 함께 느끼면서….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했다. 경마장에서는 빠른 말이 1등을 하지만, 느리게 달린다고 경기 도중 주로에서 퇴출당하지는 않았으므로, 애초에 천천히 달리는 것이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