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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뜬 자들의 도시-주제 사라마구 본문
우리는 진실을 말할 때도 계속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을 할 때도 계속 진실을 말해요.
바로 그들처럼, 바로 댁처럼 말이에요.
생각해 보세요.
내가 댁한테 나하고 같이 자고 싶지 않느냐고 물었다면
댁은 뭐라고 말했겠어요.
저 거짓말 탐지기는 뭐라고 말했을까요.
<눈뜬 자들의 도시>는 우익 정권이 자신들의 집권을 위해 저지르는 만행을 통해 권력욕이 얼마나 무모하며 인간성을 말살하는지를 고발한다. 선거인 85%가 백지투표를 했고, 이를 정권 전복 음모로 보고 그 원인을 찾기 위해 권력자는 도시를 봉쇄한다. 사라마구가 어느 일간지와 인터뷰 한 것처럼 이 작품은 작금의 민주주의 체제가 갖는 허점를 우화식으로 꼬집는다. 우리 나라도 보궐선거 투표율이 30%를 넘지 않는 게 보통이다. 기권한 나머지 표는 현 정권에 식상하고 불만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이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고 정치인들은 전혀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민주주의 체제, 그것은 전혀 어떤 대안을 논의 할 수 없는 것으로 가정해 놓기 때문일까?
사라마구는 공산당원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공산주의는 이제껏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공산주의는 망치와 낫이 그려진 붉은 깃발을 흔드는 문제가 아닙니다. 공산주의는 일종의 정신 상태입니다. 우리는 그런 상태에 다다른 적이 없습니다. 어느 날 우리가 거기에 닿을 수 있을지에 대해 나는 전혀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오래 전부터 공산주의자였듯이 그대로 있을 겁니다.” 소련 및 구 동구권 공산체제 몰락 이후 역사의 종말이네 어쩌네 하면서 개지랄을 하면서 자본주의,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영원한 만세를 외치며 그 우월성에 흠뻑 취했던 네오콘 같은 놈들이 그려내는 세상은 얼마나 좃 같은가? 부쉬 같은 전쟁 광신도에 의해 세상은 온통 쑥대밭이 되었을 뿐이다. 사라마구는 <눈뜬 자들의 도시>에서 비밀 대중투표를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 체제가 얼마나 기만적이며 국민의 대의를 대표하지 못하는지를 역설적으로 꼬집는다.
-네이버 서평 中-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읽었던 신선한 느낌이 서서히 잊혀져갈 때
서점에서 신간을 보고 바로 집어든 책이다. (이 책에서도 사라마구 특유의 대화체나 문단을 무시한 표기법이 그대로 나타난다. 오랫만에 읽으니 처음에는 좀 적응이 안되서 힘들었다;;)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도시를 폐쇄하고 테러를 조작하는 등의 행동은 흡사 박정희 시대의 군부정권을 생각나게 하였다. 5 18민주화 운동도 생각이 나고...여러모로 씁쓸한..
정권을 쉽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보수적이고 겁이 많은 우민이 되어야 하고, 이를 가장 쉽게 이르기 위해서는 사회의 어두운 면들(이를테면 범죄)을 강조하면 된다는 이론도 생각이 났다.
행복한 결말로 끝났으면 좋았을텐데...작가가 그런 결말은 너무 작위적이라고 생각했던지 결말을 아주 우울하게 처리해 버렸다.
전작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유일하게 눈뜬 여자는 <눈뜬 자들의 도시>에서 유일하게 눈이 멀고 살해당한다. 그녀의 눈물을 핥아주던 개 콘스탄틴도 총에 맞는다.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은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 수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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