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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지혜,배신 본문
이 책은 '배신'을 주제로 한 <한겨레 21>인터뷰 특강의 내용을
책으로 엮어 낸 것이다.
김용철,정혜신,진중권,정재승,정태인,조국
이 다섯명을 강사로 초빙해서
강연과 인터뷰를 병행하여 진행되고 있다.
강사들의 구성도 마음에 들고
특강 내용이 흥미롭고 풍부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배신에 대한 여러가지 논의 중에
정신과 전문의인 정혜신씨의 부분이 기억에 남아서 가져와봤다.
개인적인 차원의 배신에서 사회적인 이슈까지
확장되고 있었지만 개인적인 이야기 부분만 실었다.
시간을 두고 알아갈수록 실망스러운 사람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다가 어쩌면 그 사람은 그대로 있었을 뿐인데
내가 보고싶은 부분만 보고 있다가
뒤늦게 원래 모습을 발견하고
배신감을 느낀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분석에 '베이식 트러스트'라는 용어가 있어요.풀어서 설명하자면, '기본적인 신뢰감'같은 거겠죠.정신분석에서는 이것이 굉장히 핵심적이고 근간이 되는 개념이에요. 인간이 태어나서 나이를 먹고 성장하면서. 여러가지 심리적인 기능들을 취득하여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베이식 트러스트가 형성되어야 해요. 그래야만 그 위에 다른 심리적인 기능들이 얹어질 수가 있는, 토대가 되는 감정이에요. 이것이 없으면 심리적으로 성장할 수 없을 만큼 아주 결정적인 감정입니다.
....
이처럼 사람관계에서는 나를 늘 지지해줄 것 같은 대상이 움직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이 대상을 지키려하고, 만들려 하고, 또 그런 대상을 끊임없이 찾는 것은 본능인 것 같아요. 그런 것을 확보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존재할 수가 없는거죠.
...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는 누구라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배신을 당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거꾸로 말하면, 사람과의 관계에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부분이 많은 사람일수록 배신을 당할 확률이 높다고 말할 수도 있겠죠.
...
제가 방금 말씀드린 '희생적인, 헌신적인,배려심 많은'관계에서 일어나는 배신감들은요, 내 욕망이나 내 기대를 상대에게 투사함으로써 나타나는 결과인 경우가 많아요. 또 내 것과 내 것이 아닌 것을 분간하지 못한 데서 오는 비극일 수 있고요. 그건 상대에게도 여러가지 상처를 주죠. 물론 자기 자신도 배신감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고, 베이식 트러스트가 흔들림으로써 굉장히 불안해지고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됩니다. 유사배신,무늬만 배신은 결국 자기를 파국으로 몰아가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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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까지 내 행동은 동기부터 보고 상대의 행동은 현상으로 보아왔다면, 이제는 내 행동을 현상부터 보고 남의 행동은 동기부터 보는 시도를 해보세요. 그러면 인간관계라는 것이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것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하나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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