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날씨는 맑음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전경린 본문
전경린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건데,
인물들의 직업이나 학력,배경에 상관없이
비슷한 수준의 생에 대한 고민과 이를 풀어놓는 화법의 깊이가
너무나 비슷비슷해서 약간 거부감이 일어난다.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한다면 적당할 듯.
그래서 현실이 아닌 소설이겠지만,
만약 우리 모두가 그의 소설처럼
실존에 대한 고민을 강하게 하고
규격화된 제도를 단지 그릇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아마 사회가 유지될 수 없을듯,,
사람들은 보통 세 번씩 같은 잘못을 반복한다고 한다. 지구는 돌고 있고 생도 돌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원심력 바깥으로 빠져나가기는 쉽지 않다. 다만 실패를 반복하며 그 자리에서 심화되어 가는 것이다.
세 번씩 같은 짓을 저지른 사람 중에는 더 이상의 시도를 그만두는 사람과 세기를 그만 두는 사람 두 종류가 있다. 앞의 것은 절망이고 뒤의 것은 체념이다. 혜규, 그녀는 전자이길 스스로 바랬다. 가능한 완전히 절망하기를......손안에 잡았던 것을 놓고 담담해지는 것은, 어찌할 수도 없는 경우엔 그것도 하나의 생존 방법이다.
고흐!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증기선이나 합승마차, 철도 등이 지상의 운송 수단이라면 콜레라, 결석, 암 등은 천상의 운송 수단인지도 모른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가는 것이지.
Desiderare.이 라틴어는 별이 사라진 것을 아쉬워한다는 뜻이야.놀랍지? 욕망의 원래 뜻은 사라진 별에 대한 향수이며 그리움이야. 사라진 별, 그건 별이 인간의 조상이고 고향이라는 의식의 근원이 욕망이라는 말 속에 있는 거야. 모든 욕망은 향수인거지. 우리는 전혀 모르는 것을 욕망할 수는 없어.우리가 무엇을 욕망한다는 것은 실은 상실한 것에 대한, 말하자면 소유한 경험에 대한 향수라는 말이기도 해.과거에 가졌던 것을 우린 욕망하는 거야.
내가 왜 가끔 놀이공원에 와서 바이킹을 타느냐면 말이야.너무 가벼워서 뒤집힐 것 같은 그 아득히 높은 허공에서 의지할 데 하나 없는 공포, 난 그걸 느끼려는 거야. 그 공포에 몸을 맡겨 본 사람의 희열이라는 게 있다. 몸에 쌓인 온갖 더러운 의심과 다하지 못한 말과 풀지 못한 감정의 누더기들. 그런게 다 쏟아져 버리는 거야. 압도적인 공포 앞에서는 그런 정도는 우습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진정이 아닌 사라을 어떻게 알아보는지 알아? 사랑을 할 때와 사랑이 끝났을 때도 같은 방법으로 알아볼 수 있어. 진정인 사람은 상대방이 할 수 있는 것만 소망하고 기대해.진정이 아닌 사람은 상대방이 할 수 없는 것을 소망하고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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