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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플로렌스 포크

DidISay 2012. 1. 23. 04:17

 

 

      그녀는 엄마도 아빠도 없었따. 가장 재미있는 순간에 자야한다고 말하거나 캐러멜 캔디를 먹고 싶은데 간유구를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좋았다.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중에서

 

  믿기 어렵겠지만 혼자 사는 여성의 첫 번째 모델 중 하나는 삐삐다. 삐삐 롱스타킹이 등장한 것은 스웨덴에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책이 출판된 1950년이었다. 당시 삐삐는 아홉살이었고 혼자 사는 아이였다. 삐삐는 말과 미스터 넬슨이라는 원숭이와 함께 살았고, 가방은 금으로 가득 차 있어 필요할 때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었다. 삐삐는 어른의 규칙이나 법, 관습에 규제받지 않고 상상력이 이끄는 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삐삐는 고아였다. 그것은 어린시절이 알 수 없고 해독 불가능한 시기라는 문학적인 착상이다. 삐삐는 주위 사람들보다 힘이 셌기 때문에 어떤 경찰관도 당해낼 수 없었다. 삐삐는 모든 결정을 혼자 내렸다. 학교에도 가지 않았다. 학교 선생님들이 삐삐를 참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삐삐 자신도 학교 가기를 원하지 않노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삐삐는 자고 싶을 때 자고, 금요일 대청소 같은 것은 하지 않았으며, 뒤로 걷고 싶을 때는 뒤로 걸어 다녔다. 삐삐는 관습에 얽매이지 않았다. 대신 세상을 흥미로운 곳으로 보고 타인에 대해서는 너그러웠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원하는 대로 산다는 삐삐의 관점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고독은 삐삐의 상상력에 넓은 놀이터를 마련해주었다.

 

...

 

어린 시절 경험의 놀라움과 신선함은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열정적인 사람이라 해도, 삐삐가 보여준 어린 시절의 생명력은 다시는 같은 식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어린이는 삐삐를 사랑하지만 어른들은 삐삐를 보고 충격을 받는 이유다. ...삐삐는 세상에 나가 홀로 산다는 것, 즉 '자기'를 잊지 않고 그것을 선언하고 살아남는 것에 대한 하나의 은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