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날씨는 맑음
연극 closer 본문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남과 여..
사랑이란 동상이몽이다.
우리는 흔히 사랑에 빠진다고 한다.
사랑을 선택한다..란 표현보다는
'사랑에 빠진다'라는 표현이 더 친숙하게 들리는 이유는
사랑이 가지고 있는 속성 때문일 것이다.
사랑과 잘 어울리는 단어는
불가결함과 불가피함이다..
설사 사랑을 얻고, 선택했을지라도
과연 우리가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이성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
그런 관계를 우리는 '사랑'이라고 부르는가?
그렇다..
우린 사랑없이는 살 수 없고 다가오는 사랑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의 끝에서 울고 지치고 상처받아 더이상 사랑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면서도 다시 이번의 사랑만은 그렇지 않을거라고 믿으면서 빠져버리고 만다.
굳이 그 사랑이 특정한 이성이 아닐지라도
가족 애완견 가족 일 돈 신념 등...
우린 무언가에 대한 어느정도의 집착과 믿음을 필요로 하고 이들과 사랑을 주고 원한다.
그래서 혹자는 권력을 갈망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다수의 사랑과 관심을 얻어 고독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인간의 본능 떄문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closer는 연인들의,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누군가와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므로
광의적인 정의로는 인생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연인은 closer인가.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이다.
우린 사랑을 시작할 때 그사람과 좀더 가까워지고 싶고 좀더 알고싶다는 생각에 설레이고 조바심내고 가슴의 두근거림을 느낀다.
하지만 정작 그 사람과 정말 가까워 졌을 때
우린 부담감과 권태로움을 느끼고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남자든 여자든 상대방이 마음을 완전히 주어버려
나의 짐을 나누려하면
갑자기 상대방의 커다란 짐이 도착하고
그래서 그 짐이 견딜 수 없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토록 갈망하던 연인이 생겼을때는
또 다른 설레임을 느끼고자
사랑이란 말에 나를 던지고 다른 사람을 찾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은
어떤이에게는 진심으로 나와 하나가 될 누군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stranger에게 느껴지는 자극과 두근거림을 누리기 위한
수단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연애에서 밀고 당기기가 중요하다고 말하는걸거고..
난 이 연극을 보는 내내 참 슬프고 가슴이 답답했다.
왜 가슴이 답답한지 곰곰히 생각해 봤다.
그 이유는 솔직함이다.
헤어짐과 만남에서 사람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반응들
역설적이고 바보같기도 한...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들과
어리석은 반응들이
사실은 나 자신의 가장 솔직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기억을 다 지워버리고 난 후에도
같은 사람과 사랑에 빠져 다시 아파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너무 아파서 작은 기억조차 송두리째 잊어버리고 싶고
그것이 추억이 되가는 과정을 보고싶지 않는
그런 이별을 겪은 후에도
우린 또다시 사랑에 빠지면서 사랑할 것이다.
사랑을 선택하는게 아니라...
내 자신이 보이지않을 정도로
깊은 구덩이 속으로 빠져들어갈 것이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과 하나가 된다고 한다..
나를 버리니 그가 왔다고 읊조리기도 하고 말이다.
각자 다른 색의 사랑과 만남을 꿈꾸며 우린 살아간다.
사랑의 반복에서 자신을 꺼내줄 누군가를 기다리기도 하고
새로운 자극을 소망하기도 하면서...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과 진실이라고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정말 그 사람에게 믿음과 진실을 다 보여주면
오히려 우린 그 사랑을 잃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슬프기도 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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