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날씨는 맑음
랑페르 (L'Enfer, 2005) 본문
지옥이란 뜻의 랑페르..
<블루><화이트><레드> 시리즈로 유명한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이 타계하기 전 기획한 작품이라고 해서 씨네큐브에서 본 영화이다
블루와 화이트는 예전에 보고 꽤 좋았었지만
그날은 기분이 안좋아서 영화관에 간거라
제목이나 감독 성향으로 미루어볼때 영화가전체적으로
좀 음울할 것 같아서 피하려고 했는데
어찌하다 보니 결국 보게 되었다..
(막상 보고나니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이 꽤 우울하게 보여서
오히려 내가 기분 안좋은 것이 풀려버렸지만;;;)
영화 초반의 새의 탄생의 희비극이 엮인 만화경 같은 영상이
인상적이었던 영화이다.
갓 태어난 뻐꾸기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다른 알을 밀쳐내려다가
오히려 자기가 떨어져 버리고
사람의 도움으로 다시 둥지로 가게 되자
곧 다른 알이 떨어져 버리는 그 영상은 소름이 끼쳤다.
탄생이란 언제나 축복받아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힘겨운 투쟁과 경쟁과 비극이 숨어 있다 마치 우리 삶처럼..
아마 감독은 이런 말을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남편에 대한 복수로 세 딸을 죽이는 메디아 신화의 비극은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요 모티브가 되는데
이 영화 속 어머니와 세 딸들은 삶에서 누구도 만족하지 못한채
각자 불행한 삶을 영위해 나간다.
(특히 첫째딸 소피를 맡은 엠마누엘 베하르가 인상적이었는데
그녀의 젊을적 사진과 영화 속 모습을 비교하다 너무 놀랐다=_=;)
이 영화는 얼핏보면 프랑스판 사랑과 전쟁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그 제목이 가진 역설적인 의미처럼
일상적 삶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희비극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은 특히 세 자매에게 각각 '레드', '블루',
'그린'이라는 색채 이미지를 덧씌움으로써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에 대한 존경을 영화 속에 녹여냈다고 하는데, (첫째 소피에게는 정열, 사랑, 질투를 보여주는 "레드", 둘째 셀린느에게는 슬픔과 기다림, 우울함을 보여주는 "블루", 막내 안느에게는 순수, 시작, 봄의 이미지를 가진 "그린") 영화를 보다보면 저 다양한 감정들이 각 인물들에게 정말 잘 녹아들어가 있구나를 느낄 수 있다.
'그들 각자의 무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밑바닥에서(2006.12月) (0) | 2012.01.23 |
---|---|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嫌われ松子の一生: Memories Of Matsuko, 2006) (0) | 2012.01.23 |
로맨틱 홀리데이(The Holiday, 2006) (0) | 2012.01.23 |
나 없는 내 인생 (My Life Without Me, 2003) (0) | 2012.01.23 |
가을로(2006) (0) | 2012.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