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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嫌われ松子の一生: Memories Of Matsuko, 2006) 본문

그들 각자의 무대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嫌われ松子の一生: Memories Of Matsuko, 2006)

DidISay 2012. 1. 23. 16:01

카메라 기법도 특이하고 일본 영화 특유의 생뚱맞음이라고 해야하나 중간중간에 맥이 잠깐 끊겼다 이어지는 그런 담박함이 좋았다.

 

하긴...담박함이라는 말이 참 우스운 것이

이 영화는 꽤나 화려하다.

뮤지컬 영화라고 해도 좋을만큼 여러가지 장르가 혼합되어 있다.

영화 시카고를 연상시키는 장면들도 꽤 있었고 말이다

(특히 감옥에서의 노래 장면 '-')

 

색감도 굉장히 화려해서 저런 영상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

잔잔한 일본영화를 기대했던 나는 영화초반에 좀 당혹스러웠었다.

하지만 끝까지 보길 정말 잘했다 ^+^

 

이 영화에서는 여주인공의 연기가 독보적으로 이어지는데

누군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전차남의 에르메스 =_=;;;

세상에 이렇게나 망가지기 쉽지 않았을텐데

내가 다 안타까웠다 ><

 

영화를 보다보면 정말 운명의 장난이 이런거구나를 느끼게 해준다

일본에서는 이 영화가 코미디물로 분류되었다고 하는데

그런 말이 무색할만큼 웃음보다는 안타까운 감정이 더 강하게 든다.

 

단아하던 교사에서 터키탕의 여급으로 그리고 동네불량배마저

꺼리는 존재로 추락하는 모습이 그냥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라

누가라도 잘못하면 저렇게 될수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무섭기까지 하다.

 

누군가에게 완전히 자신을 내보이고 전적인 신뢰를 주는 것은

주는 사람에게도 괴로운 일이지만

그것을 온전히 받아주는 것 역시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상대에게 완전한 사랑을 요구하지만

막상 누군가 자신에게 그런 사랑을 준다면

견디지 못하고 먼저 떠나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또 하나 느낀 것은 어린 시절의 경험이 그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내가 아이를 가지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정서적인 면으로 사랑을 많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베네수엘라의 어느 부족은 아이가 태어나면

수시로 그 집에 들어가서 모든 부족사람들이

항상 아이를 안고 노래를 부르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한다

 

때문에 그 아이는 커서도 계속 온화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이야기를

얼마전 책에서 읽은적이 있었다.

 

저렇게까진 못하겠지만 나 역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아이에게 그런 것을 경험하지 않게 하기위해서

혼자서도 안정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사랑을 주어야 할 것 같다.

 

점점 느끼는거지만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외적인 조건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일테니까..

 

ps.나카타니 미키 ! 연기 정말 너무 잘한다 ><

    아주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영화 내내 눈이 너무 초롱초롱해서

    신기하게 관찰하면서 봤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