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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쓰면서 정리하다가 내가 질색하게 되는 몇가지 상황을 깨달았다.
행복지수를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인간유형들.
내 지인 범주에 결코 들어올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일단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몇가지만 말해보자면.
첫번째는 문제상황을 회피,우유부단,돌아가기로 적당히 때우는 사람이다.
이러면 보통 일 저지르는 사람 따로, 수습하는 사람 따로라
주변 사람들만 맘 고생하고 본인은 뭐 어쩌라고? 나 원래 이런데?식.
이건 뭐..; 야. 니가 갓난애냐? 똥 싸는 사람 치우는 사람 따로 있게!!
라고 대놓고 말해주고 싶은데,싫은 소리 잘하는 성격도 아니고
내 인생도 아닌데 말해 뭐하냐 싶어서 눌러 참고 다시는 상종을 안한다. -_-
애나 어른이나 잘못했어도 일단 그걸 인정하고 어떻게든 수습하려는 행동이
책임감 있어보여서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게 된다.
아 상황 모면하려고 그 당시에만 대충 때우고 계속 말을 바꾸거나
행동으로 안옮기는 사람도 이 부류에 해당하겠다.
두번째는 찡찡거리는 사람 혹은 우울한 사람/감정 널뛰는 사람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다 커서 부모한테 경제,감정적으로 독립 못한 종자인데
내가 무슨 지 엄마도 아니고, 이래도 찡얼찡얼, 저래도 찡얼찡얼.
회사 생활 혼자만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무슨 놀면서 돈받는 것도 아닌데 제발 좀 적당히 하라고.
아무리 위로를 해줘도 만날 때마다 힘들어힘들어 짜증나짜증나
악 -_-;;
얘기할 때마다 저러니까 나까지 우울의 늪으로 빠지는 기분;;
다들 살면서 힘든 정도는 정도만 다르지 다 피차일반인데,
그걸 표현하느냐 안하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난 사적으로 힘든 얘기 하는걸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트라우마나 내밀한 상처는 함부로 얘기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건 무슨 서로 누가누가 얼마나 힘든가 순위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만나면 최대한 기분 좋은 얘기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왜 넌 자꾸 나한테 찡얼거리냐고!!! 저리 떨어지라고!
세번째는 짜증난다기 보다는 매우 불쾌한 경우인데,
자기 페이스나 프레임으로 끌어들이려는 사람.
대놓고 무례한 사람보다 더 싫은게 뱀 같은 사람인데 이에 해당하는 유형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상대방을 다 안다는 듯이 말한다거나,
(너랑 나랑 지금 한두번이나 봤니? -_-;)
자꾸 자기 방식대로 상황을 주도하려는건 도대체 무슨 근자감인지;
아 가끔 여왕벌놀이하려는 여자들도 저런 경우가 있는데 진짜 뭥미싶은.
사람은 자기 나름의 가치관이 있는거고,
지금까지 살면서 굳어져온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이 있는데
나랑 다른걸 왜 틀린거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그걸 왜 굳이 얘기하는건데?
자기 생각대로 안 끌려온다고 성질내거나 회유하기.
너만 왜 그러냐는 식으로 몰아가기.혼자 밀땅하기 등등
자신이 유리한 프레임으로 교묘하게 이끌어가려는걸 보면 정이 뚝뚝 떨어진다.
보통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상대방을 휘두르고 싶을 때 저러는 것 같은데
어디서 감히. 니까짓게 -_- 그냥 뒤도 안돌아보고 내 '아는사람' 범주에서 제거.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에서 이런 얘길 했다.
"그런데 만일 사람이 누군가를 두려워한다면
그건 그 사람이 자기를 지배하고 있는 힘을
누구한텐지 내준 데 원인이 있는 거야"
백번을 해봐라 통하나.
나는 결코 나의 힘을 너에게 내주지 않아. -_-;;
네번째는 지 혼자 떠드는 벽창호형/공감능력 제로인 사람
남이 뭔 얘길 해도 결국 자기가 하던 얘기로 돌아와서 또 혼자 열심히 떠드는
이건 무슨 도돌이표도 아니고 왜 자꾸 원점회귀하는건데! ㅠㅠ
또 반박하면 엄청 발끈하거나 말도 안되는 소리 하면서 훈계질.
아 놔 아저씨들만 이러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_-
후자는 뭔가 벽을 치며 얘기하는 느낌이라,
굳이 얘랑 의사'소통'을 시도할 필요가 없다 싶은거지.
뭘 공감을 해야 말을 하든 듣든 할텐데 그냥 로봇이랑 말하는 느낌.
나도 그냥 건성건성 리액션만 해주고 절대 귀기울여 듣지 않게 된다.
대화는 주고 받는거다.
갓 태어난 인간의 아기가 언어를 습득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어머니와의 상호작용은 '순서 주고받기turn-taking'다.
인간의 의사소통에는 남의 순서와 내 순서가 있고,
내 순서에는 반드시 반응해야 한다는 상호작용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남에게 '순서'를 제때 줄 줄 알아야 한다.
유머감각이 중요한 이유는 남에게 '웃을 순서'를 주는
가장 훌륭한 순서 주고받기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훌륭한 리더도 설득자도 될 수 없다.
대화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 중 하나는
내가 아닌 상대방을 중심에 두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기본적인 것을 모르는 사람이랑 뭔 말을 하겠나.
난 나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긴다.
난 스스로 생각하기에 괜찮은 사람이고 많은 장점이 있는 사람이다.
때문에 남들에게도 민폐 끼치지 않고 소중한 존재로 대하려고 노력하고,
상대방에게도 그정도의 존중을 받길 원한다.
같은 이유로 내가 잘못한 경우에는 바로 사과하고 문제를 해결하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상대방이 화내는 경우에는
그냥 쟤는 왜 혼자 저런데 도대체 뭔소리래 하고 무시하고 넘겨버리는 편.
내가 하기 싫은건 죽어도 안하는 타입이라 남의 말은 별로 신경 쓰지도 않고,
대체로는 (어느정도 틀을 벗어나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에 가깝다 -_-;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긍정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겪어본 바로는 낮은 자존감이나 우울함은 정말 전염이 된다.
굳이 불쾌한 사람이랑 함께 할 이유는 없고, 시간도 아까우며,
우울의 늪으로 빠져들어 세상을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고 싶지도 않다.
나름 20대후반까지 살면서 깨달은건, 뭔 말을 갖다붙여서 정당화하든
그따위로 행동하는 사람은 그냥 그따위 밖에 안되는 찌질이라는거다.
그래서 촉이 서늘하다 싶으면 말은 사실 거의 무시하고, 행동만 관찰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구원하거나 계도하겠다는 마음도 교만한거고
또 얼굴 껍데기를 성형 해도 그 유전인자는 그대로듯이
사람 본성이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것도 아니니 시도하는 것도 무모한 짓이다.
그러니까 나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누군가가 접근한다면,
과감하게, 야 다가오지마! 저리가! 너 싫어! 라고 외치고
삭제 및 차단 버튼을 누르자.
어떤 상황에서도 너보다는 내가 소중한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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