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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가는 생각

레이먼드 카버와의 인터뷰

DidISay 2012. 11. 14. 17:01

 

 

 

 

 

 

대담 대상자: 레이먼드 카버

대담자:모나 심프슨, 루이스 비즈비
번역:성경준(서울대 석사 영문학)

출처: 외국문학 1989년 가을호(제20호), 1989.9,

        오늘의 세계문학 5. 206-237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 는 1938년 5월 25일 오리곤 주 클라츠카니에서 제재소 직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캘리포니아 주 아카타에 있는 훔볼트 주립대학에서 학사학위를 받았고, 1963년과64년에 아이오아 대학에서 연구했다.
최근에 단편소설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카버의 주요작품으로는 <제발 좀 조용히 해주시겠어요?Will You Please Be Quiet,Please?>(1976),<사랑에 관해 말할 때 우리가 말하는 것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bout Love>(1981),그리고 <대성당Cathedral>(1983)등이 있다. 또한 그는 <불꽃:에세이,시, 단편소설Fires:Essays,Poems,Stories>(1984)의 저자이기도 하며, 최근에는 <물이 합류하는 곳Where Water Comes Together with Other Water>(1985)과 <감청색Ultramarine>(1986)이라는 두권의 시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밀드레드와 해롤드 스트라우스상을 비롯한 많은 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산타 크루즈대학, 버클리 대학, 아이오아 대학과 시라큐스 대학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현재 카버는 워싱턴의 포트 앤젤레스와 뉴욕주 시라큐스에서 작가인 테스 갤라허와 함께 살고 있다.


레이먼드 카버는 뉴욕주 시라큐스에 있는 한 조용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목재지붕을 얹은 커다란 이층집에 살고 있다. 집 앞쪽의 정원은 보도 쪽으로 비스듬히 경사를 이루고 있고, 차도엔 새로 뽑은 메르세데스 자동차가 놓여 있으며, 거리에는 가사용 차인 낡은 폴크스바겐이 주차되어 있다.
휘장이 쳐져 있는 커다란 현관을 거쳐 집안으로 들어서면, 별다른 특징없는 평범한 가구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카버와 함께 살고 있는 갤러허가 집안 여기저기 놓인 꽃병에 공작깃털을 꽂아두었는데, 이 정도가 집안을 장식하려 한 가장 눈에 띄는 시도인 것 같았다. 우리의 이러한 추측은 카버의 말에 의해 확인되었다. 그에 의하면, 집안 가구가 전부 단 하루만에 구입되고 배달되었다고 한다. 작업이 한참 바쁠 경우에는, 갤러허가 나무 널판지로 만든 <방문객 사절>이라는 표지판을 현관 문 위에 걸어두곤한다. 때때로 그들은 전화코드까지 뽑아 버린 채 표지판을 며칠동안 계속해서 문 위에 매달아 놓기도 한다.
카버는 이층의 커다란 방에서 작업을 한다. 참나무로 만든 길다란 책상의 표면은 깨끗했고, 그의 타자기가 측면에 놓여져 있을 뿐, 장식물이나 장난감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때때로 책상 위에는 마닐라 종이 끼우개가 하나 놓여지는데, 거기에는 현재 교정중인 작품의 원고뭉치가 들어 있다. 그의 서류철들은 항상 질서정연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여기에서 그는 자신의 필요한 이야기 및 그 이야기에 대한 여러 번안들을 짧은 시간 안에 뽑아 볼 수가 있었다. 이 서재의 벽은 다른 방과 마찬가지로 흰색으로 칠해져 있었으며, 장식품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책상 윗쪽으로 난 직사각형 모양의 높은 창문을 통하여, 마치 높은 교회의 창문들이 흔히 그러하듯이, 햇빛이 비스듬히 경사진 빛줄기를 방안으로 통과시키고 있을 따름이었다.
카버는 몸집이 큰 편으로, 플란넬 셔츠나 블루진으로 간편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마치 그는 자신의 단편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과 똑같이 살아가고 입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커다란 체구에 비해 목소리가 매우 낮고 불명료했다. 우리는 종종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듣기 위해 귀를 더 가까이 대거나, "방금 뭐라고 하셨죠?"라고 어쩔 수 없이 묻곤 했다. 이 인터뷰의 일부는 1981년에서 82년에 걸쳐 우편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했다. 우리가 카버를 방문했을 때는 <방문객 사절>이라는 표지판이 걸려 있지 않았으며,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을 동안 시라큐스 대학4학년에 재학 중인 그의 아들을 포함한 학생 몇몇이 잠깐 들렀다 갔다. 점심식사로 카버는 우리에게 자신이 직접 워싱턴 해변에서 잡은 연어를 곁들여 만든 샌드위치를 대접했다. 그와 갤러허는 둘 다 워싱턴 출신인데, 이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을 무렵해서 그들은 매년 포트 앤젤레스에 얼마간 묵을 작정으로 집 한채를 새로 짓고 있었다. 우리는 카버에게 그 집이 가정같은 분위기를 현재 이 집보다 많이 풍기게 될 것 같으냐고 물었다. 이에 대한 그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 아니요. 난 내가 있는 곳은 어디든지 다 좋습니다. 이곳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