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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만나는 시간

디자인 미래학 展-MOA

DidISay 2012. 11. 25. 23:10

 

서울대 미술관에서 하고 있는 전시회.

디자인 미래학 Design Futurology

 

 

좀 피곤해서 다음주로 미룰까 했는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부랴부랴 다녀왔다. :)

 

온라인 도록은 미술관 홈피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이 전시는 '21세기 디자인의 지향성을 진단 내지는 예측해 본다' 라는 다소 추상적인 설명이 붙어있었는데

실제 전시 내용은 재활용이나 폐건물의 자재들을 이용한 가구나 건축물 모형들이 다수를 이루었다.

 

그 외도 조각, 회화, 영상물, 설치미술 등등 굉장히 다양한 작품들이

세계 여러나라의 작가들에 의해 전시되고 있었다.

 

거기에 전에 리움에서 봤었던,

한지를 사용한 전광영 화백 작품도 있어서 반가웠던 :) 

 

 

 

 

 

 

식탁의자의 발을 사용한 옷걸이며, 청바지를 이용한 잡지수납

피아노의자로 만든 화장대, 에메랄드빛 LED조명을 붙인 자개장,

콘테이너 덮개를 이용한 이동형 매장, 파쇄된 폐지를 사용한 커튼과 옷 등

아이디어가 번쩍거리는 것들이 많았다.

 

특히 문을 사용한 프레임이나 옷걸이들은 참 아름다워서,

나중에 응용해서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굽는 과정에서 색이 잘못 믹싱된 컵들도

마치 대리석무늬처럼 예뻐서 오히려 상품성을 띄게 되었다.

컵 한쪽에 살짝 틈을 줘서, 티백등을 고정시킬 수 있게 해놓은 아이디어 상품.

 

 

 

전반적으로 작품들이 어렵지 않고 직관적인 편이고,

설명이 대부분 붙어 있기 때문에 별도의 도록이나 오디오 가이드 없이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였다.

 

 

 

 

 

 

전시 컨텐츠 중, 'Junkyard Project'가 있었는데,

제일모직에서 친환경을 테마로 하여

서울 근교에서 철거되는 건물에서 재료를 구해 재활용한 작품들.

덕분에 전시 기간 중 정구호님의 강연도 열렸었다.


전시 후에는 한남동 BEAKER로 이동하여 한쪽 코너에서 이루어진다고 했다. 

버려진 책걸상의 다리들과 마감 벽재들을 사용한 가구들과 프레임들.
한남동 BEAKER의 실제 벽의 일부를 전시하고 있었는데, 

부분적으로 쓰인 벽돌도 철거된 건축에서 가져와 가공을 거쳐 사용되었다.

 

 

 

 

 

 

내가 맘에 들었던건, 서울역을 뜯어고치면서 나온 자재를 가지고 만든 테이블들과

재건축물에서 나온 버려질 재료들을 사용한  BEAKER  건물.

(가장 첫번째 사진은 전시모형, 아래는 실제 한남동 비이커 매장)

그리고 물탱크통으로 만든 오렌지빛 탈의실.

안에 들어가면 조명이며 거울이며 모두 번쩍번쩍 빛나서 정말 예쁘더라 :)

 

 

 

 

 

 

다음은 마음에 들었던 작품 목록들

 

 

일리야 레핀의 '이렇게 넓다니!'를 차용한, 진기홍의 '걸프만의 낭만'

보자마자 러시아 혁명에서 여기까지 끌고왔네 하고 웃었다.

이 커플은 어느 작품으로 가든 생고생 (...)

 

 

 

 

역시 레핀의 '볼가강의 배끄는 인부들'을 끌어온 진기홍의 '걸프만의 노예'

유조차를 끌고 있는 인물들이 빈 라덴,조지 부시, 사담 후세인 같은 유명인사들
그 와중에 핸드폰으로 실시간 유전정보 확인하는 한 사람 -_-;;

 

'걸프만'시리즈는 모두 아주 정교한 디오라마로 만들어졌다.

두 작품 모두 2010년작.


 

 

 

 

그리고 얇은 철사들을 용접으로 이어서 커다란 공간감을 만들어낸,

하지만 속은 비어있는 재밌는 작품 정광호 '항아리'

서너살된 아이가 몰래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모양의 설치작품

최대율 '벽 뒤에 숨어 있는 아이'

 

 

파울로 디 카푸아 '진공의 구축'은 추상화된 도면의 모습같았다.

어떤 집일까 마음 속으로 상상해보았던.

 

오상택의 'closet'은 하늘거리는 옷들이 옷장에 걸려있는 모습인데,

아주 역동적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다.

 

잡지수납을 나중에 나도 이렇게 해야지 싶었던 아미노 미켈스의 Rollroll

 

용산사태 같은 보도사진을 스펀지 같은 재료로 재구성해서 재현해놓은

하태범씨의 댄스온더시티(영상물), 일본 쓰나미(캔버스에 사진)

 

댄스온더시티는 마치 춤추는 것 같은 새하얀 발이 도시를 짓밟는데,

그 경쾌해보이기까지 하는 동작이 좀 섬뜩했다.

 

 

 

 

 

 

지용호의 폐타이어를 사용한 작품은 '사슴머리' 하나였는데,

아래사진처럼 거미전 시즌에 전시된 것을 꽤 많이 봤어서

이렇게 미술관에서 다시 보니 굉장히 신기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 같은 작가였다.

 

 

 

 

 

 

 

신이치 다케무라(竹村眞一)의 'Tangible Earth'

 

영상물과 함께 전시되어 있었는데,

구 형태가 회전하면서 빛깔도 계속해서 변한다.

축소된 저 모형을 통해서, 지구가 처한 환경문제들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었음.

 

 

 

 

하동철의 빛 88-91은 마크 로스코를 연상시키는 매우 커다란 추상화에,

빗살무늬 선이 불규칙하게 쳐져 있는데 마치 감정의 주파수를 나타내는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 그 상처들이 모두 희미해지듯이,

이 작품도 멀리서 보면 실금이 모두 뭉뚱그려져서 하나의 색으로 보인다.

 

사진이 좀 이상한데, 실제로 보면 좀더 깊고 부드러운 색이다.

빗금도 훨씬 연하고.

 

 

 

 

정주영님의 '정선. 정양사(부분)'은 겸재 정선의 정양사 중

아주 일부를 매우 크게 확대해서 커다란 벽 하나의 크기로 그려놓은건데

오묘한 푸른빛과 먹의 조화가 의외로 신비로워서

이 앞에 한참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커다란 이미지를 구하고 싶었는데, 찾을 수가 없구나.

 

 

 

 

 

 

덧) 이 글을 아무 말도 없이 출처 표시도 안하고 그대로 퍼가서

     개인 블로그에 올려놓은 사람이 있던데,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