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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만나는 시간

미국 인상주의 특별展-한가람 미술관

DidISay 2013. 1. 27. 23:08

 

 

인상주의..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것들.

빛을 받은 강이나 바다. 그리고 자연의 전원적인 풍경들.

그냥 프린트된 이미지만 본다면, 너무 흔하게 보여서 촌스럽게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로 보았을 때 도판에 실린 이미지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인상주의 그림들이고,

섬세하게 변해가는 빛살에서 오는 감동을 감각적으로 선사해 주는 것도 이것이다.

 

 

 

 

 

한가람미술관 전시에서 좋은 기억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바티칸전은 진품이 거의 없다는 얘길 듣고 일찌감치 제쳐버렸고,

밀리면서 보기 싫어서 반고흐전도 방학이 끝난 평일오전에나 찾아갈 생각이었다.

사실 미국 인상주의전도 더 늦게 보려고 하다, 지킬앤하이드를 보면서 겸사겸사 보려고

예정보다 더 일찍 감상하게 되었다.

 

마감 3시간전인가에 들어가서 인파가 몰릴 상태가 아닐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사람이 없어서 한적한..한가람에서 이렇게 편하게 보긴 처음 ㅎㅎ

맞은편의 고흐와, 1층의 바티칸전.

그리고 매서운 추위가 우리를 도왔다고 생각하며 좋아했다.

한가람에서 본 전시 중 오늘의 것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_<

 

 

 

 

한미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열린 이 전시에서는,

허드슨강파,토날리스트/루미니스트, 코네티컷, 뉴멕스코 등

지역별로. 그리고 영향을 받은  화풍별로 다양하게 발전해나간

미국인상주의화가 90명의 작품 130점을 한데 모아놨다.

 

덕분에 유화 위주의 작품들이 전시장을 꽉꽉 채우고 있었고,

자연, 노동자, 인디언,화재구경,대도시의 정경 등 다채로운 소재들을 그려나간

이들의 작품들을 모두 감상할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존 슬론의 작품도 있어서 너무 좋았다. ㅎ)

 

 

 

 

프랑스 회화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은 그 분위기만 봐도 알 수 있었는데,

이처럼 모네와 친했던 화가는 어딘지 모네의 연작들을 떠올리게 하고

반 고흐를 추앙했던 화가의 작품은 색감이나 터치가 고흐와 똑 닮아있다.

 

또 위의 이미지처럼 모네와 함께 지베르니에서 작품 활동을 한 작가들의 그림들은

하나같이 부드러운 색조에 그 분위기가 아주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찰스 해럴드 데이비스의 '여름밤'

 

 

이렇게 전원적이고 부르주아적이던 회화가

점점 시대가 지날수록 부두의 노동자나 서민층들의 물놀이를 그리는 방향으로 변해가는 모습도 흥미롭다.

특히 인디언들을 그린 뉴멕시코의 회화들은, 빛과 어둠의 대조가 너무 이상적이었다.

그냥 프린트로 보면 쉽게 지나칠 것 같은데, 유화 원작을 보니 눈을 떼지 못하겠더라.

내 뒤에 오는 사람들도 그저 감탄만..

 

정적인 분위기의 중산층들을 그린 유화들과는 달리,

후자의 것은 아주 생동감이 넘치고 비루한 풍경이지만 활기 있어 보인다. :)

 

 

 

 

대도록이 아주 짜임새 있는 편이고,

오디오 가이드도 구혜선의 목잠긴 음성만 아니면 그럭저럭 괜찮으니

대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