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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 마술적 현실&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展 등등 -국립현대미술관 본문
오랜만에 방문한 과천 현대미술관.
덕수궁에 있는 곳은 종종 가는데, 아무래도 과천은 발걸음을 잘 안하게 된다.
몽유. 마술적 현실전과 정기용씨의 건축물을 다룬 전시는 꼭 보고 싶었는데
광주 비엔날레 때문에 몽유. 마술적 현실전은 오늘이 마지막이길래 급하게 보고 왔다.
내가 목표로 한 전시 외에도 다른 전시들도 함께 진행 중.
덕분에 사진전과 도예전, 설치미술부터 유화까지 매우 다양한 작품들을 한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사람들도 북적이지 않아서 여유롭게 감상이 가능했다.
우린 국립현대미술관 회원이라 무료입장했는데,
미술관 기획전시도 저렴한데다가 매우 알차니 꼭 보길 권한다.
1-8관으로 이루어진 매우 큰 미술관이므로 넉넉한 시간과 편한 신발은 필수.
우린 미술품들 모두 천천히 돌아보느라
2시정도에 들어가서 6시를 훌쩍 넘겨서 나왔다 '-'
다른 미술관들에서 본 픽셀산수화며 보테로의 작품들도 예기치 않게 만나 반가웠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도 많아서 즐거웠다.
전시회 내부에 사진 촬영이 금지라, 작품 사진들은 없다 ^^:
음 인상깊었던 몇가지.
1.몽유. 마술적 현실전은 정말 독특하고 재밌는 전시물들이 많아서
아이들이랑 같이 봐도 재밌을 것 같았다.
입구부터 어두운 방에 설치물로 시작되어서 마치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D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게 초대받은듯한 전시!
2. 정기용의 건축 아카이브는 이분 책이며 건축프로젝트를 워낙 좋아해서
계속 보고 싶었던터라 너무 좋았다.
방대한 양의 건축설계도나 모형도보다 더 좋았던건 그분 원고에 적혀 있는 글들.
그리고 한쪽에 마련된 그분의 강의영상 5편이었는데
만약 이 전시를 보러가는 사람은,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꼭 보고 오길 권한다.
듣는데 마음에 너무 와닿고, 이분이 돌아가셨다는게 참 애석했다.
길은 아버지의 삶이. 할아버지의 시선이 기억되어 있는 하나의 그림 일기라는 것.
오솔길을 닮았을 것이 분명한, 이분의 책을 읽고 싶어졌다.
3. 사진전시실에서 '미친년프로젝트' 사진을 아주 오랜만에 봤는데,
학교 다닐 때 이 사진들을 우연히 사진집에서 처음 보고 정말 충격받았던 기억이;;
이번에는 좀 다른 느낌으로 동일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신 것 같았다.
사진 그 자체보다는 작가가 써놓은 말이 참 인상 깊었다.
땅이 미치지 않고 어찌. 꽃을 피울 수 있겠는가.
여자의 몸에서 올라오는 광기. 여자의 몸에서 올라오는 꽃. 광기가 꽃을 피게 한다.
이것이 바로 세상에서 바로 아름다운 생산. 땅 속에 억눌린 채 숨어있던 영혼의 울림. 바로 개화다.
여자가 미치지 않고 어찌. 노래하고, 춤을 추겠는가.
보라, 저 여자가 노래하고 춤춘다. 땅이 미쳐 저 꽃이 핀다.
시인 김혜순씨가 이 시를 내게 주었다. 흠씬 울었던 기억이 난다.
(작가의 말-미친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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