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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무대

아르고(Argo, 2012)

DidISay 2013. 1. 31. 03:32

아르고는 1979년에 있었던 이란의 미국 대사관 점거 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다.

 

벤 애플렉이 주연과 감독 모두를 맡았는데,

근래 봤던 영화 중 가장 재밌게 봐서 어쩜 연기도 잘하고 영화도 잘 만들었나 감탄을 =ㅁ=

 

 

처음에 미국 패권주의에 맞춘 영화가 아닐까 싶었는데,

오히려 초반에 이란에 이 많은 성난 군중들이 생긴 이유가 미국의 정치적 야욕에 있었음을 밝히고 있어서

처음 부분은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이 사건은 미국입장에서 보면 성공적인 인질구출이었지만,

이란에게는 뼈아프고 수치스러운 사건일 수 있는데

(물론 지극히 미국적이긴 하지만) 비교적 균형잡힌 시선에서 담담하게 사건을 비춰서

보는 동안 크게 마음이 불편하진 않았다.

 

이란의 석유를 탐낸 미국은 이란의 마지막 군주이자 탐욕스러운 왕이었던 샤를 계속해서 비호했다.
이란의 사정은 계속해서 악화되었고, 결국 빈민층과 대학생, 중산층이 모두 힘을 모았는데

정작 샤는 미대사관으로 도망..미국으로 망명을 떠나 이란국민은 분노에 차게 되었다.

결국 시위대는 미대사관을 점령해서 인질을 잡고, 대신 샤를 보내주기를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6명의 직원이 은밀하게 빠져나가 캐나다 대사 관저로 피신하고,

이들을 구하기 위해 CIA 구출전문요원 토니 멘데스가 투입된다.

 

이런저런 방법으로도 도저히 빠져나갈 방법이 보이지 않자,

결국 토니는 이란을 배경으로 하는 스타워즈 아류작인 '아르고'를 제작하는 척 하고

인질들을 각 영화의 스태프로 위장시켜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아르고는 전체적으로 담담하게 흘러가는 느낌이고,

후반부를 제외하면 아주 박진감이나 긴장이 넘치진 않지만

짜임새 있고 설득력 있게 만든 영화이다.

때문에 결말을 이미 알고 있지만, 지루함 없이 계속 볼 수 있었다.

특히 끝부분의 긴장감은 =ㅁ=

 

 

 

만들어지지도 않는 가짜 영화가 매스컴의 힘으로 여기저기 퍼져나가는 것이나,

미국의 야욕으로 인한 처참한 결과들...그리고 내부에서의 알력다툼들을 보여주는 컷들은

은근히 비판적이다. (물론 아주 철학적인 영화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것)

 

게다가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실제 인물들의 영상들은,

얼마나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영화를 구성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실제 인물이나 당시의 영상들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이나 세트들과 너무 닮아 있어서 감탄이 나왔다.

게다가 사용된 음악들도 대부분 영화 속 시대에 유행했던 것들이라 흥미롭다.

 

 

 

 

배우로서의 밴 애플렉도 나쁘지 않았지만,

감독으로서의 그가 더 존재감 있게 다가온 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