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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무대

에이미(AMY, David Hare)-윤소정, 정은길, 서은경

DidISay 2013. 3. 5. 01:49

 

 

몇달전에 예매해놓고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연극.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들은 실망한적이 없어서

항상 그 기대치가 다른 곳에서 보는 것들보다 더 높아지는 것 같다.

 

이선균-전혜진 주연의 LOVE,LOVE,LOVE도 미리 예매해 놔서,

이번에 공연장 가서 좌석 확인했는데 잘 보일 것 같아 안도를 ㅎㅎ

연극 보기 전에 아악 다음에 여기 올 땐 이선균이선균!! 이러면서 꺅꺅 했다(...)

 

 


 

'에이미'는 영국의 극작가 데이비드 해어의 1997년 작품으로

윤소정, 정은길, 서은경. 이 세 사람이 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갔다.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라 호흡이나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연기가 너무 좋았다.

 

특히 윤소정씨는 얼마전 드라마에서도 종종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역시 연극에서 그 배우의 진가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 같다.

보는 내내 완전 몰입해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잘 몰랐다. >_<

 

 

이 작품의 주된 갈등은 딸과 엄마, 그리고 장모와 사위의 외적갈등이다.

작품의 성격 때문인지, 관객들 중 중장년층 분들이 많으셔서 조금 놀란 ^^:

 

프로그램북에 의하면 데이비드 해어는 주로 사회성성이 높은 작품들을 많이 써온 작가라

이번 작품 역시 대처의 만영화 이후에 있었던 계급간의 갈등과

구세대와 신세대, 연극과 새로운 미디어(tv)의 대립을 염두에 두고 쓰여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연극에서는 그보다는 가족사 자체의 갈등에 더 무게를 두고 진행되었다.

로이드 사태 등이 사건에 언급되긴 하지만,

사실 몰라도 보는데 별 무리가 없을정도로 깊게 들어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는, 일반 관객들이 더 몰입하기 쉽고 인물들의 감정을 이해하기도 수월했다.

 

 

 

 

 

 

자식의 삶과 선택을 통제하려고 하는 완고한 어머니의 모습이나

그에 벗어나려고 잘못된 선택인 줄 알면서도 강행하는 딸.

그리고 컴플렉스로 인해 이런저런 행동을 하는 인물들의 모습들이

보는내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딸의 말처럼 '자신의 인생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자녀가 성인이 되어도 그 집착의 끈을 놓을 수 없겠지..

 

연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참 너무 외롭고 약한 사람들이라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