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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만나는 시간

리퀘스트:1970년대 이후의 일본 현대미술전-MOA

DidISay 2013. 4. 8. 01:53

평일 수업 전후에 갈까 했는데, 

도슨트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서 주말에 방문했다.

 

1970년대 이후의 일본의 현대미술이 주제라,

일본의 미술사조 전반을 사진,설치미술,조각, 회화까지 다양하게 훑어볼 수 있었다.

 

 

 

 

체감온도가 영하까지 떨어질거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미세농도지수 0이라 그런지 티없이 맑은 날씨!

기분 좋다^-^

 

입구에서 우리를 반기는 쿠사마 야요이의 도트무늬 작품들!

일흔이 넘은 나이의 작가인데 저렇게 경쾌할 수가>_<

 

 

학생증으로 무료입장 + 동반인까지 할인ㅎ

 

 

 

도슨트분이 아주 꼼꼼하게 설명을 해주셔서 참 좋았는데,

평소엔 개방하지 않던 지하공간과 카페까지 모두 사용할만큼 작품수가 많아서

설명시간 역시 1시간이 훌쩍 넘게 진행되었다.

 

그냥 본다면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거나 무심히 지나칠만한 작품들도

이야기를 듣다보면 아..하고 감탄하게 되는 지점이 있어서

쉽게 발걸음을 옮길 수 없게 되더라.

 

 

 

 

집에 와서 대도록을 다시 찬찬히 살펴보았다.

전시장 내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기억하고 싶은 작품들을 담을 수가 없엇는데,

2만원짜리 대도록이 꽤 잘나온 편이니 꼭 사서 보길 권한다.

 

(지금 이벤트 중이라, 설치작품 중 '잡초'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면

추첨을 통해서 대도록을 증정해준다고 했으니 도전해 봐도 좋을 듯! ^^)

 

 

 

노무라 히토시: 달의 악보.

 

몸에 있는 카메라. 즉 눈에 담긴 모든 것을 담으려 360도 원을 그리며 촬영을 했지만

그건 결코 시야와 같지 않았다.

 

결국 어디에서나 동일하게 보이는 달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다.

그것도 오선지 위에서.

전시장 내에는 저 오선지에 따라 연주한 음악을 헤드셋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D

 

 

 

야나기 유키노리: 만세-코너

 

울트라맨들이 만세를 취한 획일적인 자세.

그리고 둥그런 붉은 원이 마치 일장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작품은 유리에 반사되어서 그렇게 보일 뿐,

코너에 있는 부채꼴 모양의 모형일 뿐이다.

군국주의와 국가에 대한 허상을 폭로한 작품.

 

 

 

아라키 노부요시: 센티멘탈한 여행:겨울여행

 

아주 사적이고 일상적인 사진을 8,90년대에 찍은 작품.

지금은 마치 싸이홈피를 연상시켜 별다를 것 없어보이지만

흑백사진에 찍힌 날짜와 내막을 알고나니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부인 요코와의 신혼여행을 기록한 사진부터

부인의 춤추고 있는 생전 마지막 생일

그리고 곱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꽃에 둘러싸인 부인의 관사진까지

이 부부의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보통 에로틱한 사진을 많이 찍은 작가라고 하던데,

이 사진들만은 마음을 참 많이 울렸던.

 

 

 

나라 요시모토: '잠 못드는 밤' / 'Missing in Action'

 

문구류에 워낙 많이 사용돼서 익숙한 나라 요시모토의 그림들.

뾰루퉁하게 볼이 퉁퉁 부은 아이.

삐죽해 보이는 입술들이 인상 깊다.

 

 'Missing in Action'은 '작전행동 중 행방불명'을 의미한다.

 

마치 사랑에 빠진 자의 상반되는 두 감정. 두가지 색의 눈동자.

시원한 바람을 쐬는듯 여유롭고 행복해보이는 한쪽과

불면에 시달리는 자. 이 두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끝나고 한정식집 가서 식사.

가마솥 곤드레밥에 제육볶음 정식 시켰는데,

더덕구이도 먹고싶어서 따로 추가했다. ㅎ

 

오랜만에 곤드레나물이랑 곰취나물 먹으니 완전 맛있어서

누룽지까지 싹싹 잘 먹었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