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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무대

사천가(이자람)-과천시민회관 대극장

DidISay 2013. 4. 21. 00:57

오늘 원래 계획은 도시락 싸서 경마공원으로 간 뒤에.

벚꽃맞이 소풍+경마하기.

그리고 저녁엔 과천시민회관에 가서 공연을 보는 거였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다 취소...

 

난생 처음 가보는 경마공원이라 기대가 컸는데, 결국 못갔네;;

둘다 5천원씩 걸고 만원을 딸거라며 큰 꿈에 부풀어 있었건만(...)

하지만 비 덕분에(?) 여유롭게 자고 느즈막히 만났다. ㅎ  

 

오늘 날이 우중충해서 랑방 에끌라 드 아르페쥬 뿌리고 나갔더니,

잔향이 계속 달달하게 남아서 좋았음. :D

 

 

 

 

이자람의 사천가는 작년부터 워낙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공연이라

도대체 판소리를 어떻게 구사하길래 이렇게까지 대중적으로 극찬을 받나 궁금함이 컸다.

 

내가 너무 늦장을 부리는 바람에;;; 밥 먹고 나니 시간이 촉박해

택시를 타고 과천까지 갔는데, 다행히 공연을 놓치지 않고 모두 볼 수 있었다.

과천까지 가서 보기 너무 멀지 않나 싶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말 대만족!

 

조기예매를 해서 1층 두번째줄 중앙석에서 봤는데

이자람 씨가 표현하는 얼굴표정들이 워낙 변화무쌍한데다가 익살스러워서

뒤에서 봤으면 너무 후회했을 것 같다.  >_<

 

4만원이었는데, 단체예약 덕분에 20% 할인 받아서 좀더 저렴하게 봄 :)

 

 

 

 

극을 현대적으로 해석해서 용어 자체가 우리에게 크게 낯설지 않아

아이들도 재밌게 웃으면서 봤는데,

판소리의 해학적인 맛을 너무나 잘 살려낸 공연이다.

 

쓰인 음악이나 연출은 아주 세련되고 현대적이면서,

동시에 판소리 고유의 언어유희나 장면의 극대화 같은 특색들은 그대로 녹아있다.

아주 구성지고 유쾌하다.

 

(다만 세 신의 퍼포먼스는 한두번 정도로 그치는게 좋을 것 같다.

처음 한두번은 독특했지만, 극 전체와 좀 따로 노는 느낌이.

이자람 씨가 단독 공연하는 것이 훨씬 더 집중도도 높고 재밌었다.)

 

이렇게 중간중간 계속해서 박수소리가 터져나오고 기립박수까지 했던 공연은

뮤지컬이나 연극 통틀어서 거의 드물었던 것 같다.

 

 

인터미션에 잠깐 찍은 것.

나는 흰색. 오빠는 검정색 옷 ㅎ

 

 

 

인터미션을 제외하면 극은 약 2시간 30분정도 진행되었는데,

기존의 판소리가 3-4시간 길면 8,9시간 정도의 분량인 것을 생각해본다면

어찌보면 짧은 시간이기도 하다.

 

 

 

전공시간에 판소리 같은 전통극 장르를 다룰 때, 아무리 재밌는 구석이 많다지만 

이걸 어떻게 8,9시간까지 듣고 있나 싶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보면서 아 이런 공연이라면 10시간도 쭉 앉아서 들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재밌고 흡입력이 있다.

 

앞으로 이자람씨가 하는 공연들은 계속 찾아서 보게될 듯. 정말 최고!! >_<

LG아트센터에서 하는 억척가도 미리 예매해놨는데,

사천가 보다 평이 더 좋아서 과연 어느정도일지 궁금하다. :)

 

 

극이 끝나고 이자람씨가 나와서 인사를 하시는데,

우리 모두 완전 하트눈을 해서 기립박수 시작.

 

한바탕 나가서 함께 어울려 놀아야할 것 같은.

추임새라도 신명나게 섞어야할 것 같은. 그런 기분♡

 

 

 

 

 

 

과천 주변에 아는 곳이 거의 없어서, 근처에 있는 사보텐에서 식사를 했다.

서울과는 달리 너무 한적한 거리가 굉장히 신기했다.

 

여의도도 주말엔 사람이 참 없지만,

높다란 빌딩 숲과 대로변의 한적함과 이곳의 조용함은 또 다른 느낌.

 

 

 

오빠는 이번주 내내 야근했던터라 피곤할 것 같아서,

오늘 공연도 내가 미리 예매하고,

식사도 오빠 화장실 간 사이에 잽싸게 계산ㅎㅎ

 

 

집가는 길에 로드샵에 들렀는데, 맘에 드는 것 있으면 사준다고 하길래

한참 고르고 고르다가 2개를 집었다 ^^

 

코랄핑크랑 오렌지색.

예쁘게 잘 바를게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