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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무대

앤젤스 셰어:천사를 위한 위스키 (The Angels' Share, 2012)

DidISay 2013. 6. 2. 20:06

한달쯤 전에 이 영화와 관련된 글을 읽고 꼭 봐야지 했는데,

cgv에서 무비꼴라쥬로 상영 중이라 이번에 보고 왔다 :)

 

스토리도 독특하고 영화 평도 워낙 좋아서 기대가 컸는데

이에 잘 호응해주는. 유쾌하고 잘 만든 영화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중심인물들은 주류사회에서 동떨어진, 대책없는 낙오자들이다.

모나리자나 아인슈타인이 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는 더러운 술주정뱅이부터

걸핏하면 슬쩍 물건을 집어오는 (하지만 그나마도 프로답지 못해 매번 걸리는) 3류 도둑까지...

주인공 로비 역시 교도소를 들락거린 부모 아래 자라나, 폭력사건에 수없이 휘말려온 인물이다.

 

로비는 여자친구와의 출산을 이유로, 교도소에 구금되지 않고 마지막 기회를 부여받지만

그가 폭력과 범죄의 어두운 세계에서 벗어나 새 출발을 하는 것은 그리 녹록하지 않아보인다.

얼굴에 난 흉터와 전과기록 때문에 취업은 고사하고 면접의 기회조차 접하지 못했고,

동네 깡패들과 여자친구의 가족들은 그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이다.

 

 

그러던 중 그는 자신이 예민한 혀와 코를 가졌으며,

위스키를 감별해내는데 탁월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 세계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그와 친구들이 안정을 찾고 재기할 기회를 얻기 위해 벌이는 한바탕의 소동이

바로 영화의 후반부를 이끌어나간다.

 

 

 

내용이나 구조가 전반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결말도 깔끔.

영국영화라는 것을 온몸으로 말해주는 풍경이나 분위기가 

방방 뜨지않게 전반적인 흐름을 눌러주는 느낌이다.

 

특히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가, 작위적이거나 억지스럽지 않고

실제 일상에서 나누는 말들처럼 자연스러워서 좋았다.

 

 

게다가 이 구질구질한 인물들이 주축이 됨에도 놀랍게 유쾌하고 웃기다.

심지어 장르가 코미디 드라마로 분류되어 있는 ㅎ

 

그 웃음이 억지웃음이거나 블랙코미디가 아니라

영화 중간중간 자연스럽게 나오는 해학이라 더더욱 즐거웠다.

 

우울할 때 다시한번 보고 싶은 영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