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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만나는 시간

인간의 조건-르네 마그리트

DidISay 2012. 1. 22. 17:52



나는 캔버스에 의해 가려진 풍경의 부분을 정확하게 묘사한 그림을 방 안 창문 앞에 두었다.그래서 그림 안에서 표혀된 나무는 시야를 가려서 방 밖의 나무를 감추고 있었다. 말하자면 나무는 그림 안의 방의 내부와 실제 풍겨의 외부 모두에서 감상자의 마음 속에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세상이 단지 정신적 표현으로서 우리 내부에서 경험되는 것일지라도 우리는 세상을 외부의 것으로 여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일을 과거에 놓는다. 그리하여 시간과 공간은 일상의 경험이 고려하는 단 하나의 그 정제되지 않은 의미를 상실한다. - 마그리트

 

 

소설 속에서 '인간의 조건I'에 대한 이런 구절을 읽었었다.

 

"얼핏 보면 창밖의 풍경 같지만 다시 보면, 창밖 풍경의 일부는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이었다. 캔버스에 그려진 산의 가름선과 나무 한 그루와 황색 숲길이 창밖의 현실과 한치 어긋남도 없이 일치되어 있었다. 너무 투명해서 헛것을 잡는 듯도 하고, 너무 충만되어 전율이 이는 듯도 했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희망과 꿈은 현실의 길과 일치하지 못하고 늘 낭떠러지가 되어버리곤 하지 않나요?  저 그림 속에서는 그려진 길이 저 창밖의 풍경으로 뻗어나가 그대로 현실이 되어 있어요. 저 캔버스 위의 길을 걸어 현실로 걸어나갈 수 있는거에요. 이상이 실현도니 그림이죠. 저런 길을 걸어보고 싶어요. 너무나 짧아서 커튼 뒤로 숨어버리는 길이지만요. 그 그림의 제목은 <인간의 조건>이에요. 저런 순간들을 위해서 우린 살고 있는지도 모르죠. 우린 늘 꿈에서 보면 현실이 낭떠러지고, 현실에서 보면 꿈이 낭떠러지지만 간혹 그런 때가 있잖아요.아주 간혹, 저런 일치의 순간과 그래서 우리가 인간일 수 있는, 그런 전율을 느낄 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