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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무대

마지막 4중주 (A Late Quartet, 2012)

DidISay 2013. 7. 28. 22:33

 

 

 

이 영화의 주인공은 현악 콰르텟 '푸가'의 구성원들이다.

25년간 활동했으며, 몇천번의 공연을 함께 한 그들.

완벽해보이던 이들의 하모니는 첼리스트이자 최고령자인 피터가

파킨슨병으로 인해 은퇴선언을 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완벽해보이던 관계는 도미노 무너지듯이 우르르 엉망진창이 되버린다.

피터를 아버지처럼 따르던 줄리엣은 피터의 은퇴를 막아보려 애쓰고,

완벽주의자이며 완고한 성격의 다니엘은 새로운 첼로주자를 찾는다.

그 와중에 줄리엣의 남편인 로버트는 더이상 피터의 백그라운드에 머물 수 없다며,

새로운 첼리스트가 온다면 자신이 제1바이올린을 맡아야겠다고 언쟁을 벌인다.

 

줄리엣은 남편의 실력이 다니엘보다 못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를 만류하지만,

로버트는 줄리엣이 다니엘에게 옛 연정이 남아있어 그를 편드는 것이라 생각해 화를 낸다.

 

결국 별거를 시작한 이 부부의 위기만으로도 팀 유지가 벅찬데,

줄리엣과 로버트의 딸인 알렉산드라와 피터가

사제관계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면서 콰르텟은 갈등의 절정에 이른다.

 

 

 

 

대부분 40대를 훌쩍 넘은 중년의 나이지만, 피터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이들은 그다지 성숙해보이지도 현명해보이지도 않는다.

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선택하려 하지만

항상 그것은 뜻대로 잘 되지 않고, 늘 그렇듯이 실수와 후회가 반복될 뿐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연주처럼 그들의 삶도 평온하고 온전하면 좋으련만

실제의 삶은 퍼석거리고 엉성하기만 하다.

그리고 이들의 관계가 흔들리면서 연주도 엉망이 되어간다.

 

그렇다 이 영화는 클래식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조화를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4명이 만들어가는 온갖 갈등의 발단과 그 발전과정을 보여줄 뿐

어떤 화해의 이야기도 풀어놓지 않는다.

갈등의 극단에서 갑자기 피터의 은퇴연주회로 점프하는 이 영화에서

이들의 눈빛과 작은 눈물만으로 관계의 회복을 짐작할 뿐이다.

 

어차피 대부분의 싸움에서 우리는 깔끔하고 공정하게 화해를 하기보다는

그냥 그렇게 시간이 저절로 해결해주듯 스르륵 풀리곤 마니까..

 

 

 

실제 연주가 아니라 몇몇 장면이 살짝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

그래도 전체적인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괜찮게 보았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