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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이기호

DidISay 2013. 11. 15. 20:59

 

 

 

 

자전적인 요소가 많이 섞여 있는 단편소설집.

 

작가의 말 중에, 문예창작과 재학 시절 '기본기'가 덜 되어있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학생 때부터 우연과 필연을 잘 조합해 스토리를 기승전결로 이끌어나가는 소설의 구성을 싫어했었나 보다,

이 소설들 역시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분간이 안가는 지점들이 여러군데 나오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만큼은, 그것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고 묘한 장점으로 다가온다.

 

 

성석제님의 소설과 연달아 읽어 은연 중에 비교가 되었는데,

성석제의 소설이 아저씨 특유의 넉살과 여유가 느껴진다면

이기호의 소설은 좀더 생동감 넘치고 캐쥬얼한 느낌이다.

둘다 적당히 찌질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진다는 매력은 공통점.

 

 

 

내가 가장 재밌게 읽은 작품은 '원주통신'

사실 이 책을 사서 읽게 된 것도, 김영하의 팟캐스트에서 다룬 이 작품의 낭독 때문이었다.

지하철에서 듣다가 혼자 키득키득거리며 웃어버린 뒤, 내친김에 책을 구입했었다

 

박경리 선생이 말년에 토지를 집필하며 생활한 원주.

그 원주에서 유년기를 보낸 작가의 추억과 웃지못할 에피소드를 다룬 이야기가 너무 재밌었는데,

이 작품 외에도 작가의 일화가 드러나는 부분은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해

읽는 내내 즐거움을 줬다.

 

 

 

차 한잔 끓여서 훌훌 마시며,

한달음에 읽어버린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