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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방-김지은 본문
아나운서 김지은 씨는 미술에 대한 애정 때문에, 뒤늦게 예술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녀에게 별 관심이 없다가 우연한 기회에 그녀가 쓴 '서늘한 미인'을 보고 알게 되었다.
사실 이 책도 서늘한 미인과 함께 꽤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인데,
다 읽는 것이 아까워서 미뤄두다가 연말에야 끝을 보았다.
이 책에서는 한국의 잠재력 있는 미술가들을 다루고 있었는데,
전문적인 미술사학책처럼 이론적인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화가 개인의 철학이나 작품활동들을 깊이 있게 풀어내서 흥미로웠다.
'예술가의 방'은 서늘한 미인의 후속작에 해당하는 격의 책으로
현대미술작가 10인이 작업실을 방문하고 그들과 인터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2007년에 있었던 인터뷰들이라 그 화가들의 작업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현재는 어떤 작품을 하고 있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책의 장점은 첫째, 인터뷰어의 주관이 많이 드러나거나 지배적이지 않아서
다소 괴팍해보이거나 거칠어 보이는 미술가의 철학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 점이고,
둘째, 작업실 공간과 그들의 작업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해서
그의 작품을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인터뷰 대상에 따라 깊이와 맛이 달라지는 책의 성격 때문에
아주 오랜만에 책장 넘어가는 것이 아까워, 한장한장 천천히 읽을 수 있었다.
특히 마음에 많이 남았던 예술가는, 윤석남, 데비한, 이영섭.
좋은 예술가일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도 참 깊이가 있는 좋은 사람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윤석남씨의 작품들은, 그저 사진으로만 접해도 눈물이 날 것 같은 것들이 많아서
이후에 전시회를 계속해서 찾아보게 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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