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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무대

인사이드 르윈 (Inside Llewyn Davis, 2013)

DidISay 2014. 2. 1. 08:41

영화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 음악이 참 좋긴 했지만 60년대 포크송을 주된 테마로 잡고 있어서

코엔 형제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크게 화제를 모으진 못하겠구나 싶었는데,

이동진 기자가 호평을 하면서 예상보다 더 좋은 평을 이어가고 있는 듯하다. 

 

영화의 줄거리는 사실 별다를 것 없는 주인공의 하루하루를 비춰줄 뿐이다.

중간중간 다른 영화라면 심한 갈등이나 삶의 전환점을 보여줄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르윈의 일상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으며, 끝없이 변주되는 도돌이표 같은 느낌이다.

덕분에 영화 속 일주일은 하루 같기도 하고 일년같기도 한, 원점회귀형이다.

 

화면은 전체적으로 톤다운된 회청색의 느낌이 많이 도는데

60년대 뉴욕의 쓸쓸한 겨울풍경이 문자 그대로 집도절도 없이 떠도는 주인공의 모습과 잘 어우러진다.

 

 

 

이 영화는 배우의 매력이 참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으로,

줄리어드 음대 출신에 밴드활동 경험까지 있는 오스카 아이삭 덕분에

영화 전반의 분위기가 너무 잘 살아난다. 

 

영화 속 음악들을 모두 그 자리에서 불러서 촬영했다고 하는데

한곡 한곡들이 모두 좋고 캐리 멀리건과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호흡 역시 자연스럽다.

스웨터를 입고 포크송을 노래하는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잘 상상되지 않았는데,

의외로 몸에 딱 맞은 옷을 입은 느낌이라 감탄하며 봤다.

 

음악을 주로 다루고 있는 영화답게 노래 전곡이 처음부터 끝까지 끊기지 않고 들어있는데,

덕분에 작은 술집에 들어와 포크송을 듣고 있는듯한 느낌도 준다.

 

 

 

 

추운 겨울바람을 막아줄 코트 한 장도 없이 길을 떠도는 르윈이지만

음악에 대한 자존심만은 버리지 않은 쓸쓸하고 어리석은 사내.

이렇게 추운 겨울. 눈이 많이 내린 날 보면 더 좋을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