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와 맥스(Mary And Max, 2009)

우연히 포스터를 봤다가, 느낌이 참 독특해서 찾아봤던 애니메이션.

어릴적 찰흙놀이가 연상되는 클레이메이션에

갈색과 흑백이 주를 이루는 배경 속에서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점이 좋았다.

 

따뜻해보이는 느낌 때문에 처음엔 우정이나 사랑을 담은 단순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냉혹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용 애니메이션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7개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영상도 음악도 잘 짜여진 작품이다.

 

 

 

 

 

 

메리는 호주에 사는 8살 난 소녀로 엄마는 알콜중독에 도벽이 있고,

아빠는 죽은 동물로 박제만 만들어 댈 뿐 가정사엔 무관심하다.

딸에게는 관심조차 없는 부모 때문에 메리는 소통을 나눌 친구를 갖지 못하고

학교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하고 힘든 나날을 보낸다.

 

따뜻한 색감의 화면과 귀여운 메리의 목소리 때문에 분위기가 우울하진 않지만,

영화 전반적으로 부모의 양육태도가 아이의 삶 전반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간접체험할 수 있다.

 

 

누구와도 좀 소통하고 싶었던 메리는 우연히 뉴욕에 사는 44세의 남자 맥스와 펜팔을 하게 되는데,

보통의 남자라면 8살짜리 아이와 긴 시간동안 펜팔을 하기 쉽지 않았겠지만

하필이면 맥스는 발달장애인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였다.

 

그는 타인의 감정을 읽지 못하는 아스퍼거 증후군 때문에 대인관계는 거의 없다시피하고,

자살한 부모를 두었으며, 스트레스를 먹는걸로 풀어서 과식자 모임에 나가고 있다.

 

 

 

이 괴이한 두 사람의 만남은 서로의 삶에 긴 세월동안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싶었다.

 

맥스 때문에 정신질환에 관심을 갖게 된 메리는 대학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논문을 쓰게 되고

학계에서 크게 인정 받아 맥스의 사례를 가지고 책까지 출판하게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맥스가 크게 화를 내면서 이 둘의 편지는 중단 되는 위기를 맞고,

메리는 맥스가 자신의 사과를 받아주지 않자, 출판과 진로를 모두 포기하고 긴 침체기에 들어간다.

 

 

 

서로에게 용기를 주고 암울한 삶 속에서 작은 숨통을 주었던 관계가 단절되자

맥스의 아스퍼거 증후군은 더더욱 심해진다.

메리 역시 스트레스성 폭식과 대인기피, 알콜중독에 빠져 점점 그녀의 어머니를 닮아간다.

 

 

 

 

 

 

이후 거듭된 메리의 사과에 맥스는 결국 그녀를 용서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메리가 완벽하지 않으므로 실수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라고 덧붙인다.

자기 자신은 선택할 수 없고 평생을 함께 해야 하므로 자신을 받아들이라고,

하지만 친구는 선택할 수 있는데, 메리를 자신의 유일한 친구라고 따뜻하게 말해준다.

 

 

 

 

내 경우엔 타인의 실수는 쉽게 용서하면서도,

나 자신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함들어할 때가 있어서 

저 이야기를 들으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

 

 

 

 

+결말이 참 감동적이었는데 이건 비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