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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요나스 요나손

DidISay 2014. 10. 23. 13:06

 

 

 

영화로 상영되면서 꽤 인기를 끌었던 소설

근래 읽었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으로 재밌는 소설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 서평에 '아르토 파실린나'를 비교해 놓은 것을 보고. 아! 하고 무릎을 쳤는데

정말 '기발한 자살 여행'에서 느꼈던 그 블랙코미디 속에서 흐르던

기지와 유쾌한 기운이 똑 닮아있다.:-)

 

 

 

 

이 책이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이야기를 짜는 솜씨나

넉살스럽게 허풍을 치는 실력이 아주 탁월해서 작가의 이력을 보니

역시 15년간 기자로 일한 언론인 출신이었다.

 

역사적인 사실과 허구적인 인물들을 섞어서 그럴듯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읽는 내내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을 읽는 듯한 허무맹랑함에 웃음이 나면서도

실존인물들을 묘하게 껴맞추는 솜씨에 감탄이 나왔다.

 

그가 좀 더 일찍 결정을 내려 남자답게 그 결정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알란 칼손은 행동하기 전에 오래 생각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다시 말해 노인의 머릿속에 그 생각이 떠오르지마자 그는 벌써 말름셰핑 마을에 위치한 양로원 1층의 자기 방 창문을 열고 아래 화단으로 뛰어내리고 있었다.

이 곡예에 가까운 동작으로 그는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사실 조금도 놀라운 일이 아니었으니, 이날 알란은 백 살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의 백 회 생일을 축하하는파티가 양로원 라운지에서 한 시간 후에 시작될 예정이었다. 시장도 초대되었고, 한 지역 신문도 달려와 이 행사를 취재하기로 되어 있었다. 지금 노인들은 모두 최대한 멋지게 차려입고 기다리는 중이었고,성질머리 고약한 알리스 원장을 위시한 양로원 직원 일동도 마찬가지였다.

오직 파티의 주인공만이 불참하게 될 거였다.

 

주인공을 100세 할아버지로 정했음에도, 이야기는 박력이 넘치고 매우 활기차다.

 

어느날 자신의 생일에 양로원을 탈출하기로 한 알란 칼손은

우연한 기회로 거금을 손에 쥐게 되고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데

더 웃긴건 사실 지금 하는 모험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 핵폭탄 개발에 한 몫 해냈고

스탈린과 트루먼과 친분을 쌓았으며

중국과 러시아 심지어 북한까지 오가며 화려한 시절을 보낸 인물이기 때문.

 

냉전시대를 오가는 시대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이 허무맹랑한 때문에 작품에는 시종일관 명랑한 기운이 흘러넘친다.

 

스토리만 들으면 유명 인물도 너무 많이 나오고

긴 역사적 시기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번잡하고 지루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서점에서 조금 읽고 바로 반할만큼 술술 재밌게 읽혔다.

 

소설가는 탁월한 거짓말쟁이란 말이 저절로 떠오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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