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날씨는 맑음
생의 한가운데-루이제 린저 본문
"생은 투명하고 공개적이고 감독할수있어야 한다고 믿었어.
그래서 우리는 환한 대낮의 햇빛속을 곧장 똑바로 걸어갈 수 있고 우리의 존재와 우리가 원하는 것을 큰소리로 모두를 향해 말할수 있다고 여겼어.
나는 생의 한가운데를 떠돌아 다녔어. 마치 집시처럼.
살아보지도 않은 채 죽는다는 것은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안녕히."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가 있는가?
지금 처한 상황이 너무 괴롭고 고달퍼서 어떻게 살아나가야할지
당장 내일이 막막할 때가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찾아온다.
난 지금 21살이고...분명 이런 순간들은 그리 달갑지는 않지만
살아가는 동안에 몇번은 더 찾아올 것이 분명하다.
어느 드라마에서 나온 말처럼 "씁쓸한 초콜렛을 미리 빼내는"
심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여전히 내게 이런 절망적인 상황은
삶의 방향을 선택하는데 무언의 압박으로 작용한다.
이럴 때 잡는 책이 바로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전혜린이 번역한 것이었는데
그래서 더더욱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니나 부슈만의 삶은 전혜린의 불꽃같은 삶과 너무나 닮아 있기에
아마 번역하는 내내 더욱 애정어린 손길이 닿지않았을까하는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삶의 의의를 묻는 사람은 그것을 결코 알 수 없고, 그것을 한 번도 묻지 않은 사람은 그 대답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2차대전 이후 침체되어 있던 독일문단에 획을 긋는 사건이
되었는데 아마 그 이유는 대부분 전후의 허무주의나 패배주의에
빠져 방향을 못잡고 있는 와중에 나름의 방법으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겉으로만 보면 단순히 언니와 니나가 나누는 대화와 니나를 사랑했던 슈타인의 일기와 편지들로 이루어진 구성이지만 그녀가 살아가는 방법은 분명 전후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
폭풍같은 나나의 삶에 대한 이야기...
모두들 그렇게 살순 없지만 책속에서처럼 우리는 그녀를 동경하거나 그와 반대로 비난할수도 있다.
그냥 될대로 감정대로 살아가기 보다는 차라리 고독에 시달리더라도 삶의 문제를 의미를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니나의 행동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어도 찬사의 박수를 보내곤 했다.
나나의 삶은 순탄하지 않다. 늘 갈망하는 걸 쫓아다니거나 아님 절망하거나 ... 절대로 안정적인 것을 스스로 거부하는듯하다.
헌신적인 사랑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이 나오지만 그녀는 자신의 감정에 확고하며 그를 그의 사랑안에 소외시켜버린다.
분명 냉정하지만......... 책속에서 그녀는 그 차가움마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그녀의 삶을 바라보며 자신의 삶도 멀리서 지켜볼 수 있게 될것이다.
자신은 철저히 고독하고 휘몰아치는 듯한 삶을 사는 나나인가..
아님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그녀의 언니인가...
나는 지금 니나처럼 자유롭고 내 자신을 사랑하고, 내 행동에 대한 변명을 하지 않고, 그녀처럼 당당한가?
나는 나 자신을 내 생의 한가운데로 온전히 내던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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