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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만나는 시간

세마 살롱-서울시립미술관

DidISay 2015. 2. 23. 02:49

덕수궁미술관을 갈까 하다가 조르조 모란디 작품은 그리 좋아하질 않아서

시립미술관으로 급 방향을 바꿔 들어갔다 ㅎㅎ

 

 

 

설연휴 첫째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생각보다 너무 없어서 당황했는데

덕분에 미술관들과 삼청동 거리 모두 지금까지 다닌 것 중 가장 한가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

 

 

 

 

시립미술관에서 아프리카전을 하는 줄 알고 갔으나. 이미 그 전시는 끝나서 없고

2층 일부는 천경자 상설전으로.

그리고 평소에 천경자전이 열리고 있던 1층은 신소장품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설연휴라 고궁과 미술관이 무료라 줄 따위 서지 않고 입장!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아무 정보 없이 들어가서 봤는데

비누로 만든 청자 같은 재기발랄한 작품들이 많아서 예상외로 재밌었다.

 

 

특히 사진들을 입체적으로 이어붙이는 권오상 작가의 작품이나

역시 이미지들을 원통형으로 길게 붙여서 모아놓은 강영민 작가의 작품은

미술관 갈 때마다 한두개씩 마주하는 것 같아서 이제는 친구 만나는 것 같은 느낌 =ㅁ=

 

 

 

끊임 없이 거품이 생성되는 유리구.

사회 안에서 개인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과정을, 자연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해석했다,

 

 

 

미술관 내 사람들을 다양한 색상을 보여주던 설치 작품

실시간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약 3,4차례에 걸친 바로 전시간대의 모습들을 중첩해서 하나의 화면으로 보여준다.

 

 

 

제철소의 밤-강은구

 

이 작품 정말 너무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고 싶었음 >_<

실제로 보면 몇배는 더 화려하고 반짝반짝 빛나는데

스테인리스 위에 제철소의 풍경을 옮기고 팝업북처럼 찍어내서 입체감을 줬다.

 

빛 때문에 철의 차가운 느낌은 거의 사라지고 반짝반짝 따뜻한 느낌이라 참 좋았다. 

 

 

 

삶은 그저 따라 울려 퍼지는 핏빛 물결-이완

 

마가린으로 만든 해골. 쇠고기로 만든 거울. 닭고기를 갈아만든 야구공

그냥 보기엔 전혀 예상할 수 없어서 뭐지 했다가 설명 보고 깜짝 놀랐다.

 

작가는 관습화된 인식체계에 의문을 표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제목이 너무 비장해서 슬픈 느낌이다.

 

 

 

예전에 제이미 올리버가 급식개선운동을 하면서

영국 어린이들에게 지금 먹고 있는 가공 음식들의 원재료를 찾게하는 영상을 봤었다.

아이들이 콩이나 당근 같은 아주 기본적인 채소도 모르고 있어서 기겁을 한 기억이 있는데

갑자기 그때 생각이 났다.

 

닭고기로 갈아만든 야구공에 놀랐지만, 사실 닭고기가 아닌 그 무엇이라고 해도,

어떤 재료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우리에게 오는지

대부분은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고.

설사 불법적인. 비인간적인 착취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해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

 

핸드폰을 바꿀 때마다 콩고의 고릴라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굳이 상기하지 않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