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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만나는 시간

국립현대미술관 - 임옥상 전 외

DidISay 2022. 10. 24. 06:05


오랜만에 휴일에 혼자 시간을 보내게 되어서
오전부터 부지런히 움직인 날.

산책을 할 겸 삼청동에 갔다가
국립현대미술관에 들어갔다.

사람이 많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건희전을 제외하면
모바일로 결제 후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주목도가 가장 높았던 이 작품!

원탁 / 검은 새

하늘에는 도태한 인간을 노리는 커다란 새들이
지상에는 하나의 머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움직이는 짚인간들이 있었다.

머리를 욕망하지 않더라도
저 안에 머무른다면 어쩔 수 없이
함께 움직여야만 하는 가혹한 구조..

현대경쟁사회를 훌륭하게 은유한 작품이었고
신화의 느낌도 났다.

지푸라기인간들이 움직임이 너무 신기해서
전시가 구동되는 내내 많은 사람들이 몰렸던..

이외에도 다양한 설치미술들이 많이 있어서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노의 다양한 움직임이 정말 배를 연상시켰던
최우람 작가의 작은 방주

사이즈가 큰 작품이고
노의 가동범위 역시 커서
웅장한 느낌마저 줬다.

이 작품과 연관된 설계 드로잉 역시 전시 중이라
노 하나하나의 모습까지 볼 수 있게 연결해놨다



전시의 또 다른 축을 차지하고 있었던
임옥상님의 작품들.

가이아..대지의 어머니를 연상시키는
물웅덩이와 철제 작품

노동으로 혈관이 두드러진 거친 손과
거북목과 굽은 등까지 잘 묘사된 작품이었다.

아래 작품들은 모두 실제 흙을 사용한 작품이었는데
임옥상 작가가 미술용흙이 아닌
논의 흙을 사용해서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도 있어서 흥미롭게 봤다.

작가가 관심을 가진 소재들이 물, 불, 흙, 철, 대기과 같은 자연의 것들이라 여러 작품에서 반복해서 등장했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정말 불, 물, 흙, 대기로 짜여진 세상 그 자체라서 그리스의 4원소설이 떠올랐다..

이건 철제로 만든 산수화 시리즈

안에 들어가 볼 수 있는 작품이었던
<흙의 소리>

5명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큰 작품이었는데,
안이 너무 어둡고 함께 나오는 음악이 동굴 느낌이라
혼자 들어갈 엄두가 안나서 포기...

이건 지하와 1층을 통틀어서 사용하고 있는
압도적인 크기의 전시물.
<여기, 일어서는 땅>

실제 추수가 끝난 뒤의
농사에 사용된 흙을 사용했다.


가까이 가보면 군데군데 짚이 섞인 표면이 보였는데
오돌도톨하고 거친 질감 때문에
민중적이고 토속적인 느낌이 더 입체적으로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