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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 국립중앙박물관 본문

그림과 만나는 시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 국립중앙박물관

DidISay 2023. 7. 20. 13:42

사전예약해놨던 내셔널갤러리전을 다녀왔다.
장마란 표현이 사라지고 우기란 단어로 요즈음의 날씨를 설명해야 적절한 상황이라,
이날도 비가 계속 내리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구름이 낀 정도의 날씨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주차장이 넉넉한  편이라 너무 좋은데
미술관부터 지하주차장까지 쭉 연결되어 있어서 수월하게 전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주차비는 천천히 관람하고 나와도 보통 2천원정도 나오는 것 같다.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의 미술사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전시였는데
마침 '내 이름은 빨강'을 읽고 있는 중이라
신의 세계에서 인간의 세계로 넘어가는 미술사의 과정들을 더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전시는 굉장히 알차고 좋은 편.
전시 후기가 호평 일색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갔는데
그럴만한 전시였다.
 
오디오가이드도 내용이 좋았고,
도록도 28000이었는데 양질이라 오랜만에 구입해서 왔다.

보티첼리의 성 제노비오의 세 가지 기적
강렬한 색감들과 깔끔한 선들이 눈에 띄었다.

프린트로만 보던 유명한 작품들을 실제로 봐서 너무 즐거웠다.
한 10-20년전만  해도 거장전이라고 가면 스케치들만 잔뜩 있을 때도 많았는데
점점 전시 내용들이 알차고 다양해지고 있는 듯하다.

독특한 구도의 작품.
동일한 인물을 그린 그림과 석상을 함께 배치했는데
마치 후세의 사진과 그림의 대결을 보는 것 같았다.

번쩍번쩍한 드레스의 질감에 감탄...
실제로 보면 어떻게 저런 표현을 했는지 더 놀라웠다.

성모상. 아들 예수의 미래를 알고 있는터라 표정이 슬퍼보인다.
성모가 입고 있는 옷은 울트라마린이라고 하는 매우 값비싼 안료로 그린 것인데
때문에 중세 시대 작품에서 저 색의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중요한 인물이다.
 
유튜브 닥터프렌즈에서 의학의 역사가 너무 재밌어서 연관된 컨텐츠를 찾아보다가,
웹소설 '검은 머리 영국 의사'를 읽었었는데
내용 중에 초록색이 매료된 사람들이 비소를 사용하다 중독되어 사망하는 에피소드들이 생각났다.

카라바조의 도마뱀에 물려 깜짝 놀라는 소년.
표정이 굉장히 극적이면서 묘하게 퇴폐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주변에 쾌락이나 아름다움도 한순간일 뿐이라는 걸 암시하는 꽃들이며 열매들이 가득하다.

렘브란트의 후기 자화상
어릴 적에 집에 렘브란트를 비롯한 인물들의 위인전이 있어서
몇번을 반복해서 읽었었는데 그 때는 렘브란트의 불행한 일생이
지시적 의미 그 이상으로는 잘 다가오질 않았었다.
 
그런데 이제 주변에 죽음이나 질병이 많아지는 나이가 되어서 그런가
이 자화상을 보는데 너무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울트라마린의 푸른색과 강렬한 붉은색의 대비 이룬 기도하는 성모상.
너무 아름다운 작품이다..실제로 보면 색감이 더 인상적이었다.

요아힘 베케라르의 4연작.
4원소설의 물.불,흙,공기를 다뤘는데,
공기(새), 흙(농작물)의 나머지 작품은 스크린으로 설명되어 있었고
전시장에는 불과 흙만 실제로 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은 불.
불을 사용해 요리를 준비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문 뒤에는 성경의 일화가 표현되어 있는데
음식준비를 돕지않고 예수에게 가서 말씀을 듣는 여동생을
질책해달라고 하는 언니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건 물.

뒤에는 예수의 기적으로 인해 
만선을 하게 된 베드로의 일화가 표현됨.
 

모네의 작품.
역시 아름답다.

 

죽은 딸아이를 추억하게 의뢰한 그림.
마음이 아팠다.

이 그림은 우르술라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우르술라는 브리튼 공주로 로마로 순례를 떠나는데,
이후 독일 쾰른에서 이곳을 침략한 훈족의 우두머리와 결혼하기를 거부하다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시녀들이 활과 화살을 들고 있는데
우르술라의 죽음을 암시한다고 한다.
그림 설명을 보면서 왕좌의 게임 대너리스가 떠올랐던.
 
 

터너의 헤로와 레안드로스의 이별.
부모의 반대로 혼사장애를 겪은 남녀의 비극적인 전설을 그린거라고 한다.

실제 주인공들은 저 바위 위에 있는 부둥켜 안고 있는 남녀인데, 
이후에 레안드로스가 파도에 휩쓸려 사망했으므로 아마 마지막 인사일 것이다.
파도 주변의 요정들의 묘사가 환상적이었다.

고흐의 잔디와 나비를 그린 작품.
병원에서 요양하면서 그린 작품이라고 하는데
색감이 아주 다채롭고 거친 풀들에서 생명력이 느껴졌다.

 

그랜드투어라고 이탈리아 지역을 여행하는 유행을 따라
스튜어트 가문의 2형제가 여행을 떠나기 전 그린 초상화라고 한다.
 
옷들이 작은 원단 하나하나가 정말 화려하고 섬세한 것을 볼 수 있다.
포즈나 표정에서 자신감이 드러난다.

루이 15세 공식 정부인 퐁파두르 부인과 비슷한 분위기로 표현된 여인.
워낙 유명한 그림이라 보자마자 친근감이 들었다.
 
분가루로 하얗게 장식한 머리와 섬세한 레이스. 
모피로 장식한 드레스가 아주 화려하다.
 
머리에 진주와 꽃으로 장식한걸 폼폼이라고 부른다는데
퐁파두르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ㅎ

고야의 초상화.
원래는 남성을 그리려다가 현재의 인물로 수정한거라고 한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토머스 로렌스의 레드 보이.
결핵으로 일찍 사망했다고 해서 안타까웠다. ㅠ
 
옷의 색감이나 질감 표현이 정말 화려했는데,소년의 흰 피부와 어우러져서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