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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아멜리 노통

DidISay 2012. 1. 23. 03:28

카지모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독자들은 그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

불쌍하니까..... 그는 너무 못생겼다.

독자는 그를 불쌍히 여긴다. 희생자로 운명지어진 그를.

카지모도가 에스메랄다에게 홀딱 반하는 장면에서

독자는 미녀 에스메랄다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을 것이다.

  "그를 사랑해야 해! 얼마나 착한 사람인데!

겉모습만 보고 지레 겁먹지 말라니까!"

상당히 괜찮은 생각이다.

하지만 왜 에스메랄다 한테만 올바른 태도를 요구하는 걸까?

카지모도한테도 그래야 하는 것 아닐까?

사실 그는 여자의 겉모습에만 관심을 갖지 않았던가?

우리는 그가 겉모습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인물이라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이 빠진 노파와 사랑에 빠져야 마땅하다.

그래야 그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되지.

그런데 그가 마음에 품은 것은 누구든 반할 수 밖에 없는

어여쁜 집시 처녀다.

그런데도 이 꼽추 사내의 영혼이 순수하다고?

 

단언하건데 그의 영혼은 더럽고 천박하다.

나는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내가 바로 카지모도니까.          

                                                                                                               - 공격 中에서

 

 

*

그녀는 신랄하다

이보다 더 적합한 말은 없다.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남자 에피판,

그의 별명은 카지모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에텔,

에피판의 짝사랑 그녀는

일명 에스메랄다라 하겠다.

추남이 미녀를 사랑하는 이야기.

추남은 미녀를 사랑하지만,

미녀는 추남을 사랑하지 않는다.

현실에서도 이야기속에서도

때때로 미녀는 추남을 사랑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도 이야기에서도

그 어떤 미남도 추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난 그게 열받는다.

 

카지모도의 고백에 웃으면서

"나도 널 좋아하해.

넌 나의 단짝이야!"

못생긴 사람의 고백은 언제나 유머가 된다.

(으, 너무 신랄하게 심장이 뜨끔 ^^:)

책속에는 사랑과 우정, 아름다움과 추함,

마조히즘과 사디즘의 현란한 쇼가 펼쳐진다.

이미지가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

걸맞는 그런 현란한 쇼가....

현대판 카지모도는 현대식 결론으로 끝을 본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없다고 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