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날씨는 맑음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홍세화 본문
한편 지속적으로 속을 비우게 하고 김활란 정신을 투여하자면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필요했다. 김활란 박사의 후배들이 대량으로 필요했다. 미국제 상이 뿌려지기 시작했다. … 그리하여 1500명의 교사를 교단에서 몰아내는 데 앞장섬으로써 '교육의 이름으로 교육을 죽인' 동서고금을 통해 최초의 인물이 된 정원식이란 사람은 틀림없이 50년대에 미국제 교육학상을 받기 위해 떠났던 사람이다. 유신시대에 뒷북을 쳤거나 모른 척함으로써 방조했던 사람들은 60년대 정치학 수상자들이고, 오늘날 아이엠에프를 직접 불러왔거나 혹은 역시 모른 척하거나 아예 모름으로써 방조한 사람들은 70년대에 경제학상을 받은 사람들일 터이다. 그리고 오늘날 방방곡곡에서 십자가가 네온 사인의 빛을 발하게 된 것은 미국제의 여러가지 신학상을 받은 사람들의 덕이다. 물론 다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대세가 그렇다는 얘기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듯 모든 상은 권위로 통하고 권위에서 만난다. 분야가 어떻든 그 상들은 상의 권위로 주민들에게 비우고 채우는 강정제를 끊임없이 주사했다. 분야가 다르건, 선후배 사이건, 서로 북돋아주며 힘을 합쳐, 권위의 확대 보전을 위해.
그(레옹 블룸)가 감옥에 갇혀있는 동안에 썼던 <인간의 단계> 중에 나오는 다음 문구는 특히 유명하다.
"인간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정신을 갖고 있는 게 아니다. 하나는 노래하고 탐구하기 위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행동하기 위한 것이다. 하나는 아름다움을 느끼고 진리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형제애를 느끼고 정의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전망하는 사람은 누구나 스러질 수 없는 희망이 타오름을 느끼게 된다."
.....
프랑스 사회주의의 아버지라 불리는 장 조레스는 1903년에 고등학생들 앞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우리들의 모든 불행과 우리들이 저질렀거나 또는 겪었던 불의를 관통하여 진실로 남아있는 것은 인간성에 폭넓은 신뢰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위대함에 대한 느낌 그리고 이루 형용할 수 없는 거룩한 운명에 대한 예감이 없다면 그것은 스스로 인간을 이해하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바칼로레아란 대학입학시험에 철학과목이 있는 세계 유일의 나라.
대중교통 노동자들의 2주간의 총파업에
50%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며 불편을 감수할 수 있는 나라.
그리고 똘레랑스(관용)...
이런 모습들이 우리 사회에서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
항상 부러운 눈초리로 보고있긴 하지만
당장 나부터도 대중교통 노조들이 2주동안 총파업을 한다면
마냥 지지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마 각종 사이트에 찬반 논란이 일며
한바탕 난리가 나겠지..
이상을 현실까지 옮겨올 수 있는 대담함과
그것을 지지해줄 수 있는 포용력은
어느 한쪽만의 노력이 아닌
사회 전반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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