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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박현욱

DidISay 2012. 1. 23. 03:37

박현욱 님은 고등학교 때 이미 그의 처녀작 '동정 없는 세상'을

굉장히 재미있게 쿡쿡 웃으면서 봤던 기억이 있어서 친근한 작가다.

그래서 새로운 작품이 나왔다고 했을 때

'발칙'하건 '대반란'이건 상관없이 꼭 봐야지 생각했었다.

 

개인적으로 제목을 짓는면이나 소재를 채택하는 능력이

아멜리아 노통만큼이나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평론가의 말대로

'무거움과 가벼움을 적절히 조화시킬 줄 알며,

소설의 생기와 활력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아는 작가'라고 해야할까..

 

이번 작품 역시 톡톡 튀는 사탕같은 재미가 있다.

특이하게도 연애의 과정을 축구에 비교해놓았다.

월드컵 시즌과 맞물려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월드컵임에도 불구하고 한경기도 보지않고 할일 하고

심지어 야구나 농구 보러다니는 나에게도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으니 아마 그건 무의미한 비난이 아닐까 싶다.

 

조금 억지스러운 면도 있지만

결혼은 미친짓이다나 바람난 가족처럼 현대 사회에서의

가족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굉장히 즐거운 작품이었다.

 

'내가 아내를 독점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 미친놈은 법적으로 부부가 되는 것을 포기하면

서로 공평한 것인가?

 

공평은 무슨 얼어 죽을 공평,

이 따위 생각이나 하고 있다니.

나도 미쳤다.'

 

그렇다..작가는 우리를 점점 미치게 이끌어버린다 '-';

읽다보면 누구의 말처럼 일처다부제 혹은 중혼이란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고 합리적이게까지 느껴지니까..

 

하지만 소설은 소설일 뿐...

현실을 좀더 되돌아보고 개선시킬 수 있는 계기로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소설이 나온 배경 역시 여성들의 사회적인 지위의 변화에

발맞춰주지 못하고 있는 가부장적 사회제도나

남성들의 가족관과 무관하지 않을테니..

 

갑자기 얼마전에 방영한 '그것이 알고싶다'가 떠올랐다..

이제 정말 결혼이란 것이 출산문제와 맞물려 국가적인 문제로

떠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남녀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이 너무나도 다르니까..

 

어렷을 적 사탕에 묻혀서 먹던 그 톡톡거리는 가루를 아는가?

그 사탕의 톡톡 튀는 느낌을 즐기며 오래오래 사탕을 입안에서

요리조리 굴려서 단맛을 음미하던 그때의 기억처럼

이 작품도 느긋하게 즐겨보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