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날씨는 맑음
굿바이, 제플린(더블)-박민규 본문
미려야, 하고 나는 목소릴 죽여 속삭였다.
실은 나... 꿈이 큰 사람이야.
조금만 참아,알겠지? 라고는... 못했다.
뜸을 들이는 사이 미려가 속삭였다.
다 알아 오빠, 사랑해.
입속에 고여 있던 흰우유 한 모금이
순간 딸기우유로 변하는 느낌이었다.
사랑해.
딸기우유의 맛이 나는 사랑이라...
두근두근한 감정을 정말 사랑스럽게 표현한 것 같다.
처음 읽었을 때 아..하고 감탄해버렸는데,,,
누군가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빨간 사탕을 먹었을 때의 달큰한 입술처럼
온통 핑크빛으로 몽글몽글 물드는 것 같았으니까 :)
어쩌면 그렇게 마음이 부풀어오를 수 있는지..
더 마음이 커지면 펑 하고 터져버릴까봐 겁이 났었다.
그래서 이 소설의 이 부분을 읽을 때마다
다시 딸기우유맛 나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싶어진다.
이 외에 또 마음에 남았던 구절은..
비행선의 뒤를 쫓아 본 인간은 안다.
하늘의 길과 땅의 길이 얼마나 다른 것인가를.
나는 세 번이나 막다른 산길에서 돌아서야 했고,
수해로 무너진 다리 때문에 야산을 하나 돌아야 했으며,
국도에서 무려 일곱 번의 불법 유턴을 해야만 했다.
바람이 가는 대로,
눈부신 빨래처럼 펄럭이며 갈 수 있는 건
제플린 뿐이었다.
꿈은 이제 추상명사가 아닙니다. 관념이 아니죠.
물질로 대체된 지 꽤나 시간이 흘렀습니다.
좋은 세상이죠.
뭐 곰곰히 생각해보니 젊은 시절 제 꿈도
실은 이런저런 무늬로 위장된 '돈 많이 벌자'였습니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쓰레기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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