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날씨는 맑음

굿바이, 제플린(더블)-박민규 본문

소리내어 책 읽기

굿바이, 제플린(더블)-박민규

DidISay 2012. 1. 23. 04:32

미려야, 하고 나는 목소릴 죽여 속삭였다.

 

실은 나... 꿈이 큰 사람이야.

조금만 참아,알겠지? 라고는... 못했다.

 

뜸을 들이는 사이 미려가 속삭였다. 

 

다 알아 오빠, 사랑해.

 

입속에 고여 있던 흰우유 한 모금이

순간 딸기우유로 변하는 느낌이었다.

사랑해.

 

 


 

딸기우유의 맛이 나는 사랑이라...

두근두근한 감정을 정말 사랑스럽게 표현한 것 같다.

처음 읽었을 때 아..하고 감탄해버렸는데,,,

 

누군가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빨간 사탕을 먹었을 때의 달큰한 입술처럼

온통 핑크빛으로 몽글몽글 물드는 것 같았으니까 :)

 

어쩌면 그렇게 마음이 부풀어오를 수 있는지..

더 마음이 커지면 펑 하고 터져버릴까봐 겁이 났었다.

 

그래서 이 소설의 이 부분을 읽을 때마다

다시 딸기우유맛 나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싶어진다.

 

 

 

이 외에 또 마음에 남았던 구절은..

 

 

 

         비행선의 뒤를 쫓아 본 인간은 안다.
         하늘의 길과 땅의 길이 얼마나 다른 것인가를.
         나는 세 번이나 막다른 산길에서 돌아서야 했고,
         수해로 무너진 다리 때문에 야산을 하나 돌아야 했으며,
         국도에서 무려 일곱 번의 불법 유턴을 해야만 했다.
         바람이 가는 대로,

         눈부신 빨래처럼 펄럭이며 갈 수 있는 건
         제플린 뿐이었다.

 

 

꿈은 이제 추상명사가 아닙니다. 관념이 아니죠.
          물질로 대체된 지 꽤나 시간이 흘렀습니다.
          좋은 세상이죠.
          뭐 곰곰히 생각해보니 젊은 시절 제 꿈도
          실은 이런저런 무늬로 위장된 '돈 많이 벌자'였습니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쓰레기죠 뭐...

'소리내어 책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화와 인생-조셉 캠벨, 다이앤 K. 오스본  (0) 2012.01.23
헬프 1,2  (0) 2012.01.23
탐욕의 시대-장 지글러  (0) 2012.01.23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0) 2012.01.23
외딴 방- 신경숙  (0) 2012.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