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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무대

남극일기(Antarctic Journal,2005,임필성)

DidISay 2012. 1. 23. 14:50

이 영화는 평가가 극과 극이다.
그래서 보기 전에 얼마나 망설였는지 모른다.
영화가 끝난 후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한 부부가 이 영화를 보자고
한 것 때문에 싸우고 있었다 ㅡㅡ;;

한번 봐서는 이해가 잘 안되는 영화라는게 내 평이다
한마디로 너무나 관객들에게 불친절한 영화라고 해야할까?
그냥 대충 봐서는 2시간 내내 눈과 하늘만 보다가 끝날수도 있다.

            남극이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송강호는 다른 대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도달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도달불능점에 가려고 한다. 이로 인해서 수신기를 고장내어 강행군을 시작하고 대원들은 하나 둘 죽어간다.
그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는데 아들이 자살하기 전 송강호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지만 송강호는 나약한 놈이란 말만 하고 아들을 찾아가지 않았다. 또한 아들의 죽음 소식을 듣고도 탐험일 때문에 찾아갈 수 가 없었다. 그에게 이것은 아픈 상처이자 죄책감의 원인이다.
그의 탐험에 대한 열정은 자신의 아들에 대한 죄스러움을 극복하려는 것일까..아니면 부질없는 집착일까..

         남극을 이길 수 있으면 어떤 기적도 만들어 낼 수 있어.

아마 그가 가려고 했던 것은 남극의 어느 지점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한계인 도달불능점이 아니었을까?



아마도 그는 자신의 한계나 죄책감을 벗어나면모든 것이 잊혀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송강호의 상태는 점점 극에 치달아서 같은 부대원의 발목을 응급처치라는 명목으로 절단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드디어 최초로 자신이 그 지점에 이른다고 생각했을 때 이미 거기에는 유지태와 앞서 영국원정대가 도달 불능점에 도착해서 꽂은 깃발이 남아있었다.
허무함을 느낀 송강호는 그 깃발을 빼버리고 다시 아무도 도착하지 못한 곳으로 또 떠난다.
(혹자는 영국원정대의 원혼들이 저주를 일으켜 대원들을 하나씩 죽인거라고 하는데 좀 억지스러워 보인다..호러물이 아닌 이상에야 귀신의 저주는 너무 고전적인 수단이다 --;)

우리들도 어쩌면 이 도달불능점에 도착하기 위해 끊임없이 전진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른 부대원들도 주변도 돌보지 않고 오로지 목표를 향해 전진..전진..
목표를 위해 아들마저 내버려야 했던 송강호의 행동에서 엘리트주의와 최고에 올라야 된다는 강박관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러차례 보면서 천천히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였다.
하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관객들에게는 매우 불친절한 영화이므로 단순히 일회성 재미를 위해 보는거라면 단연 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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